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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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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insm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217.12) 작성일18-02-15 15:15 조회1,784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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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다(5)

http://closerss.kr/bbs/board.php?bo_table=write&wr_id=10032 



“.....” 

 

“.....”

 

침묵이 부엌을 휘감으며 분위기를 어렵게 만들고 있었다. 침묵의 원인은 나와 슬비. 어째서 그녀와 내가 이렇게 나타의 집에서 저녁을 같이 먹고있냐고 물어본다면  이유는 꽤나 복잡하다. 왜냐하면  모든것은 나타 때문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바로 나타가 슬비를 저녁식사에 거의  강제로 오게 만든  이다. 아무래도 나타가 슬비를 저녁식사에 부른 이유는  곤란하게 만들고 싶은 것이겠지. 두고보자... 다음에  복수해 주마.

 

아무튼 그러한 이유로 이렇게 대화가 오가지 않는 침묵속에서 같이 밥을 먹게된 우리는 아까부터 이러한 불편한 분위기에 짓눌리고 있다.

 

물론,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말을 해야한다. 하지만, 슬비는 여전히  수상한 사람 취급하는 모양이고 나타 또한 ‘너도 한번 당해봐라 듯이 입을 열지 않고있다. 고로, 먼저 입을 열어야 하는것은 , 라는 것이다.

 

... 음식은 괜찮아... ?”

 

 

일단  상황을 어떻게든 풀기위해 그렇게 입을  나는 먼저 간단하게 내가만든 음식이 어떤지 슬비에게 물어보았다. 그나저나 존댓말하는거,  익숙하지가 않구만...

 

맛있네.”

 

하지만 슬비의 대답은 짧고도 짧았다. 게다가 존댓말로 물어본 나의 기대와는 달리 반말이다.

 

너무나도 짧막한 대답에 쇼크를 먹은 나는 다시 입을 닫고는 처절하게 음식을 먹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낙담한 표정으로 음식을 먹기 시작하자 슬비의 눈에는 내가 꽤나 안쓰럽게 보였는지 슬비는 이내  잠시 바라보기 시작하더니 입을 열었다.

 

요리솜씨가 꽤나 좋으시네요. 직업이 요리사에요?”

 

아니... , 그냥 평소에 이것저것 만들다 보니 어느새...”

 

으아.... 존댓말 해야하는거 불편해... 그것도 아내에게 존댓말을 해야한다니, 대체 어떻게 일이 이렇게 된거지....  내가 누군지  싸지르고 존댓말 하는거를 그만 둘까..?

 

그런 생각을 하며 속으로 내심 깊은 고민을 하던 나는 이내  상황을 만든 장본인인 나타가 나를 한심한 듯한 눈으로 쳐다보는 것을 보고는 순간 열이뻗쳐 그대로 나타가 먹고있던 스테이크를 푸른화염으로 까맣게 태워버렸다.

 

으악! 뭐야?!  이세하! 이거 니가 한거지!”

 

 아닌데.” (국어책 읽기)

 

뻥치지마! 푸른불꽃이  스테이크에서 피어난거  봤걸랑?!”

 

 스테이크 하나 가지고 그래.”

 

하핫! 쌤통이다. 그러게  이런 상황을 만들어?

 

호쾌하게 속으로 웃으며 나타를 비웃은 나는 다시  앞에 놓여진 스테이크를 먹기위해 포크와 나이프를 갔다 대었지만 그보다 한박자 빠르게, 옅은 보라색의 위상력으로 달궈진 나타의 나이프가  스테이크를 접시 채로 식탁에 꽂아버렸다.  탓에 스테이크는 치지직 소리를 내며 한순간에 불타기 시작했고 이내 접시에 금을 내며 화려하게  스테이크를 재로 만들어 버렸다.

 

어이쿠, 손이 미끄러졌네?” (국어책 읽기)

 

어디의 유망한 중년 대장장이인 마냥 내뱉은 나타의 한마디가 부엌에 울려퍼지며 전쟁을 선포하였다.

 

그로부터  1.5 ,  손에 쥐어진 나이프가 현란하게 푸른빛을 내며 나타의 마지막 살코기 한점에 박혔고 동시에 나타의 나이프가 그림자같이 일렁거리며  접시옆에 놓여져있던 마요네즈통을 베는 동시에 쓰러뜨리며  접시를 마요네즈 범벅으로 만들었다.

 

““어이쿠야, 손이 미그러졌네?”” (국어책 읽기)

 

서로가 전혀 웃음이 느껴지지 않는 미소로 바라보며 주변에 살기를 방출한다. 물론 그런 광경을 슬비는 매우 유치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매도하고있다. 그렇게 나와 나타를 유치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슬비를 보자 나와 나타는 말없이 서로 나이프를 내려놓으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다시금 침묵이 주변을 감싸며 분위기가 식는  했지만 갑자기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여성의 목소리가 침묵을 꺠뜨리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나타~ 나왔어! ? 친구분이랑 슬비도 같이있네?”

 

갑작스레 문을 열고 들어온 여성의 정체는 바로 소영누나. 나타가 말하기를 가끔 집을 정리해 청소해 주러 찾아온다고 듣기는 하였는데 이렇게 자연스럽게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올줄은 몰랐다. 그나저나 진짜 자연스럽게 들어오시네...

 

어라? 나타, 집이 왠일로 이렇게 꺠끗한거야?”

 

? , 그거? 이녀석이 더럽다고 죄다 치워놨거든.”


맞는 말이다. 도저히 더러워서 보고있을 수가 없었기에 그냥 내가 싹 다 치워논 것은 사실이다. 뭐, 그래봤자 엄마가 어질러 논 것을 정리하는 거에 비해서는 아무것도 아니였지만.


하지만 소영누나는 나타가 나한테 강제로 시켰다고 오해를 하였는지 말을 이어나갔다.

 

? 나타  귀찮다고 친구분한테 청소하게 한거야?”

 

내가 시킨거 아니거든?  녀석이 멋대로 청소한 거라고.”

 

서로 그렇게 말을 주고받는 나타와 소영누나를 바라보니 어딘가 그리웠던 감정이 마음속  구석에서 피어났다. 아마  둘을 보자니 옛날일들이 떠올라서 그런 것이겠지.

 

이후에 갑자기 나타난 소영누나 덕분에 갑갑했던 분위기는 한번에 날라갔고 무거운 분위기가 날라간 탓인지 서로가 왁자지껄 대화를 나누며 정겨운 분위기를 피우고 있었다. 그러나,

 

 풍경속에 내가  자리는 없었다.

 

그야 그럴수 밖에. 나를 기억하고 있는건 나타뿐이고 슬비를 포함한 다른사람들에게 있어서 나는 그저 타인일 뿐이니까 내가  자리가 없는건 당연하다. 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지금 내게 있어서는 그저 보고있는  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저들이 행복한  만으로도 만족하니까.

 

이렇게 바라볼  있는  만으로도 감사해야  것이다. 다시   없었던 그녀를 이렇게 곁에서 느끼는  만으로도 내게 있어서는 과분하다.

 

하지만, 여전히 무언가가 빠진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대체 지금 무엇을 하고있는 것일까. 어째서 나는 이렇게 모두에게서 잊혀진채 바라만 보고있는  인가. 대체 이렇게 살아있는 것에 대한 의미는 무엇인가.

 

그 순간은, 도저히 그런 생각들을 떨쳐내지 못한 채 나는 그들을 바라보며 식사가 끝날  까지 차마 끼어들지 못하며 자리를 지켰다.

 

어느샌가 식사가 끝나자 내가 손을 대기도 전에 소영누나와 슬비가 뒷정리를 하기 시작하였고  탓에 무언으로 부엌에서 본의아니게 쫏겨나게  나는 조용히 거실의 소파에 앉은  멍하니 캄캄한  밖을 바라보았다.

 

할거 없으신가 봐요?”

 

그렇게 멍하니  밖을 바라보고있던 와중, 슬비가  옆에 앉으며 말을 걸어왔다. 갑작스랍게 다가와서 조금 당황하긴 하였지만 이내 침착한 나는 어느새 익슥해진 존댓말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 아무래도 두분께서  정리하신 모양이라서요. 할게 없어졌네요.”

 

미안하게 됬네요.”

 

아니에요. 어차피 기본적으로 게을러서 아무것도 않하는걸 좋아하거든요.”

 

그것  내가 알고있는 분이 하신 말이랑 비슷한 말이네요.”

 

알고있는 ? 내가  소리를 할만한 어른은  한명밖에 없을텐데... 아마 엄마를 말하는 거겠지.

 

 생각을   순간, 문득 의문이 들었다.

 

나를 잊어버리신 엄마는, 혼자서 생활하고 계실 엄마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걸까. 밥은 제대로 챙겨 드시고 계신걸까, 설거지나 빨래는 하고 계신걸까...

 

그나저나 이세하씨 라고 하셨죠? 그러고 보니  소개를 아직 못했네요.”

 

잠시 엄마에 대한 생각을 하고있던 와중 슬비가  이름을 부르며 자기소개를 하려는  말을 걸어왔다. 자기소개 같은건 굳이 않해도  알고있는데 말이지.

 

 이슬비 라고 해요. 나이는 24. 직업은...”

 

클로저. 맞죠?”

 

자신을 소개하던 그녀의 말을 끊으며 대답하자 슬비는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놀랐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떻게 알았어요?”

 

“...나타가 말해줬거든요. 게다가 그런 분홍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드물기도 하고요.”

 

사실 그런게 아니지만 달리 뭐라고 설명할  있는것이 아니였기에 대충 그렇게 둘러댄 나는 어느샌가 설거지를 끝내고 부엌에서 나온채 어딘가 창백한 얼굴을 하고있는 소영누나를 보고는 소영누나가 나타를 찾으려고 두리번 거리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고는 소영누나에게 말을 걸었다.

 

나타라면 화장실에 있어요.”

 

“...그래요? 그럼 나타한테 일이 생겨서 먼저 가겠다고 전해주세요.”

 

. 그런데 무슨  있나요?”

 

 저리 얼굴이 창백해 보이는 거지?  못볼거라도 봤나?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럼 이만...”

 

안색이 안좋아 보이길래 안부를 물어보았지만 소영누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짧막하게 대답하고는 무언가에 쫓기듯이 집을 나갔다.

 

뭐야? 여우여자는 어디갔어?”

 

방금 나가셨어.”

 

그렇게 소영누나가 나간지 얼마되지 않아서 화장실에서 나온 나타는 나를 바라보며 소영누나에 대해서 물어보았고 나는 그렇게 짧막하게 대답하였다. 그나저나, 아무래도 무언가를 숨기시는  같았는데...

 

잠시 소영누나가 보여준 수상한 행동에 대해 생각해 보았지만 짐작가는 것은 없었다. 아니, 잠깐만. 소영누나가 보고 충격을 받는 것이라면 하나 짐작가는  있잖아.

 

, 나타.  병원 진단서 어디에다 놨어?”

 

? 그거라면 부엌 어딘가에다 쳐박아 놨는데?”

 

...역시나 그런건가. 소영누나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있었으니 이것저것 정리하다가 병원 진단서를 발견한거겠지. 정말이지... 그런거는  들키지 않을 장소에 놨두라고...

 

나타. 아무래도 소영누나가  병원 진단서를   같은데.”

 

?!   자식, 말한거냐?!”

 

아니거든! 따지고 보면 니가 진단서를 아무데다가 놓으니까 들킨거 아니냐!”

 

그런건 아무래도 좋아! 그래서, 여우여자가 뭐라고 말했는데?!”

 

아무말도 안했어. 그냥 볼일이 있다면서 창백한 얼굴로 급하게 나갔어.”

 

젠장!”

 

그렇게 소영누나에 관한것을 말하자 나타는 평소보다 더욱 흥분하며 소영누나를 찾으러 밖으로 뛰쳐 나갔고 이내 나도 옷을 챙겨입고는 나갈 준비를 하였다. 그러나 나가기 일보직전에 슬비가  팔을 붙잡으며 물어왔다.

 

무슨일이에요? 진단서라니, 그거랑 소영언니랑 무슨 상관인데요?”

 

“...나타의 병원 진단서에요. 시한부 5년이 적혀져있는.”

 

슬비의 질문에 그렇게 답하자 슬비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납득했는지 다시 표정을 원래대로 고친  서둘러 코트를 입으며 나에게 외쳤다.

 

나도 도울게요! 빨리 소영언니를 찾아요!”

 

그렇게 해서 슬비와 같이 소영누나를 찾게  나와 슬비는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소영누나를 찾았지만 어디를 갔는지 도저히 찾을수가 없었다. 편의점에도, 새로열은 가게에도,  어디에도 소영누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체 어딜 간거야...”

 

이리저리 돌아다닌 탓에 차가워진 손을 비비며 그렇게 중얼거린 나는 이내 소영누나가 갈만한 곳이  한군데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강남 GGV...”

 

?”

 

강남 GGV. 소영누나가 처음으로 차렸던 포장마차가 있던 곳이자 나타가 소영누나를 처음 만난 장소. 그리고, 검은양 팀이 처음으로 만나고 같이 임무를 수행했던 장소.

 

강남 GGV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꺠달은  순간, 나는 시간을 지체하지 않기 위해 그대로 다리에 위상력을 실어 크게 도약하며 강남 GGV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슬비도 나를 뒤따라 싸이킥 무브로 따라오며 내게 다가와 역시나 그랬다는 듯이 말했다.

 

그쪽, 역시 위상능력자 였네요. 아까 나타랑 나이프로 티격태격 할 때 알아보긴 했지만.

 

, ... 일단은요.”

 

그런건 됐고, 당신, 소영언니가 강남 GGV 있을거라는 생각은 어떻게 한거에요?”

 

 장소가 나타가 처음으로 소영누나를 만난 장소니까, .”

 

그러니까 그걸 당신이 어떻게 아냐고요?”

 

아차... 맞다. 슬비에게 있어서 나는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타인이지...

 

순간 어떻게 얼버무려야 할지 고민하며 한눈을  나지만 어느새 강남 GGV 도착한 탓에 나는 간신히 관심을 돌릴수가 있었다. 앞으로는 조심하도록 하자. 쓸데없이 이것저것 말했다가는 다들 이상하게 생각할 테니까.

 

일단 강남 GGV 도착한 나와 슬비는 서둘러 소영누나를 찾기위해 주변을 둘러보려 했지만 그럴 필요도 없이 소영누나는 항상 작은 포장마차를 운영하던  곳에 서있었다.

 

의외로 간단하게 소영누나를 찾은 나와 슬비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지만 이내 소영누나가 나지막하게 말한 한마디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나타를 처음 만난 장소가 바로  곳이였어.”

 

소영누나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아무도 없는 한산한 거리에 울려 퍼졌다. 한떄  거리는 특경대에 의하여 봉쇄되고 갑작스레 강남에 출현한 차원종들을 처리하기 위해 임시거처로 사용되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저 평범한 하나의 거리일 뿐이였다.

 

처음 만났을떄 나타한테 어묵을 줬었어. 그런데 아주 맜있게 먹더라고. 마치 어린애처럼...”

 

-이거 뭐야? 이렇게 맜있는게 있었단 말이야?!

 

나타는 항상 까칠한  하며 상냥했어. 잠깐이지만 내가 나타를 잊어버렸을 떄도.”

 

-...어묵 있으면 내놔.

 

그런데 기적처럼 나는 다시 나타를 기억할수 있었어.”

 

- 니가 미안하다고 하는건데? 그런건 됐고 나중에 어묵이나 만들어줘.

 

그런데... 그런데.... 어째서...  헤어져야  날이 이렇게나 빨리 찾아오는거야...?”

 

계속해서 침착함을 유지하던 소영누나의 목소리가 끝내 눈물로 번지며 흐트러졌다.

 

지금 소영누나가 느끼고있을 감정을 나는 이해한다.

 

병원에서 의사에게 슬비가 3달밖에 살지 못한다고 들었던 그때의 기분은, 마치 세상에서 멀어지는 듯한 기분이였다. 모든것이 거짓이라고 도피하게 되고, 모든것이 의미가 없게 느껴지기 시작하는, 그런 느낌이였다.

 

역시 세상은 가혹하다. 이렇게 항상 사람들의 행복을 어느샌가 앗아간다. 아무리 행복하도 따뜻한 만남이 있어도, 세상은 그것을 차갑고 슬프게 부숴버린다. 우리같은 사람들은 행복이라는 것을 누릴 가치조차 없다는 것일까. 그저 평범하고 조용히 사랑하고 있는 사람과 늙어가고 싶다는게 그렇게 용납할수 없는 일일까?


소영누나의 마음을 나는 이해한다. 하지만 이해한다 하더라도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없었다. 그야 당연하다. 내가 직접 경험해 보았기에, 이해하기에, 그렇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해줄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어떤 말을 하든 소영누나의 마음을 위로해 줄 수는 없을테니까. 모두의 위로가 나에게 전혀 와 닿지 않았던 것처럼.

 

 소영.  여기서 뭐해.”

 

“!!”

 

그렇게 아무도 말을 꺼내지 못하던 침묵속에서,  남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반사적으로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나타가 소영누나를 째려보며 서있었다.

 

나타...”

 

순간 나타를 바라보며 힘없는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부른 소영누나이지만 계속해서 흐르던 눈물 떄문에 소영누나는 말을 잇지 못한  조용히 흐느끼고있었다. 그러자 나타는 한걸음씩 소영누나에게로 다가가며 말을 이었다.

 

병원 진단서, 봤지.”

 

“....”

 

나한테 5 밖에 없다는거, 알지?”

 

“....”

 

그래서, 그것 떄문에 나한테서 도망치려 한거야?”

 

“...도망친거 아니야. 그냥... 잠시 혼란스러워서...”

 

그러니까 결국 도망 쳤다는 거잖아.”

 

“...”

 

소영누나는 나타의 말에 뭐라고 답하지 않았다. 아니, 답하지 못했다는 것이 조금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나타는 대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을 이어갔다.

 

나한테 5 밖에 남지 않았다는거, 사실이야.”

 

“...5년이라도, 좋아. ...”

 

말해두는데 5년이 길다고 생각하면  착각이야.”

 

“...알아. 하지만... ... 너와 함께 있고싶어.”

 

언젠간 헤어질텐데?”

 

헤어지더라도.”

 

 성격 더러운거  알텐데?”

 

괜찮아.”

 

평범하게 사는 방법을 모르는데도?”

 

내가 알려줄게.”

 

“...후회해도  모른다.”

 

후회하지 않을거야. 하지만... 무서워.”

 

뭐가?”

 

“...언젠간 네가 사라진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무서워.”

 

“..., 참나... 사람 곤란하게 만드는 여자네.”

 

순간, 소영누나의 바로 앞까지 다가간 나타가 소영누나를 껴안으며 조용히 소영누나의 머리를 토닥였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걱정말라고. 무서우면 내가 같이 극복할수 있게 도와줄테니까.”

 

삼류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그의 말은 어딘가 어설프고 융퉁성이 없는듯하게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두려움을 사라지게 하는데는 충분하였다.

 

 후로 한동안 소영누나의 울음소리가 아무도 없는 거리에 서럽게 울려퍼지며 쓸쓸한 밤하늘을 에워쌌다.  하나 보이지 않는 밤하늘의 달빛은 거리의 쓸쓸함을 한층  깊게 느껴지게 하였지만,  쓸쓸함의 어딘가에서 자그만한 행복이 느껴졌던 것은 분명, 착각이 아니였을 것이다.

 

그날 밤, 나는 한 가지 소망을 떠올렸다. 지극히 평범하고도 보잘것 없는 소망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과 같이 살고싶다는 소망을. 

-------------------------------------------

 

 

 

목감기 이거 꽤나 짜증나네요... 괜시리 목따갑고 코막히고 잠잘떄도 불편하고...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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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행인님의 댓글

행인 이름으로 검색 아이피 211.♡.168.25 작성일

잘보고 갑니다.

그런데 바로 눈앞에서 세하가 위상력으로 나타 고기 태워버리는걸 봤으면서

싸이킥무브를 보고서 위상능력자라고 묻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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