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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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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insm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217.12) 작성일18-03-12 15:17 조회3,043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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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다(8)

http://closerss.kr/bbs/board.php?bo_table=write 

 

 

 

흐릿한 날씨, 매케한 연기, 그리고 차갑게 내리는 .

 

나는 아직도  날을 선명히 기억한다.

 

어느떄와 다름 없을거라고 생각하며 그녀를 혼자 떠나보냈던  날을. 갑자기 찾아올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날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했다.

 

평소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들을 구하겠다며 뛰쳐나간 그녀를 괜찮을 거라는 무지한 생각으로 떠나보냈던  순간을 얼마나 후회하는지 모른다. 지금도 혹시나 그떄 그녀를 멈춰 세웠다면 그런일은 없지 않았을까 하며 나는 아직 그떄  순간에 머물러 있다.

 

피투성이가  그녀를 보고 어딘가 망가진 사고를 움직이며 그녀의 몸을 차가운 빗속에서 끌어안았던  때의 기억은 아직도 종종  앞에 나타나  괴롭힌다.

 

슬비야! 정신차려!”

 

지금도 마찬가지다. 분명 슬비의 몸에는  어떤 상처도 없을텐데 자꾸만 계속해서 피투성이의 그녀가 겹쳐저 보인다.

 

꿈일거야. 꿈이야. 꿈이 아니고서야... 그래, 꿈에서 깨면 되는거야... 그러면...

 

정신 차리게나 젊은이.”

 

“...!!”

 

갑작스럽게 들려온 낮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허름한 옷차림의 영감님이 여태껏 그랬듯이 술병을 들고 벤치에 앉아있었다.

 

그녀는 딱히 목숨을 잃거나 그런게 아니라네. 그냥 무리하게 떠올릴  없는 것을 떠올리려고  바람에 잠깐 기절하게 된거지.”

 

떠올릴  없는거...?”

 

떠올릴  없는거라면 자네 말고 누가  있나?  소녀는 자네를 기억하려다 무리했다,  말일세.”

 

“..., 떄문인가요...?”

 

바보같은 생각 말게나. 그냥  소녀의 의지가 대단한  뿐이지, 자네의 탓은 절대로 아니라네.”

 

 탓이 아니라고 하는 영감님의 말을 듣자 왠지 모르게 기분이 한결 편해진 나는  팔에 안겨있는 슬비의 모습을 보고는 이내 그녀가 추워보인다는 생각에 내가 입고있던 재킷을 벗어 그녀에게 덮어주었다.

 

그나저나 역시 인간이란  신기한 존재로구만. 분명 기억도, 추억도, 전부 잊어버렸을 텐데 잊어버린 자의 하나뿐인 가족조차 기억하지 못한것을 어렴풋이 떠올리다니, 정말 놀라울 뿐이구만.”

 

“...그러게요.”

 

그렇게 영감님의 말에 조용히 동의하며 슬비를 안고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이렇게 밖에서 있는  보다는 슬비를 집에 데려다 주는것이  좋다고 생각해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러자 잠시 조용히 입을 다물고 계시던 영감님이 말을 걸어왔다.

 

그러고 보니 물어보는  잊어버렸군. 자네, 내가 말했던 질문의 답은 찾았나?”

 

아니요. 여전히 질문의 의미조차 모르겠어요. 하지만...”

 

예전에 영감님이 건냈던 질문의 뜻을, 나는 아직도 알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일단은 이대로 있어 보려고요. 그러면 뭔가 떠오를  같으니까.”

 

그렇게 말한 나는 다시 발걸음을 옮기며 슬비를 안은  앞으로 나아가었다. 그러자 영감님은 조용히 떠나가는 내게 말하였다.

 

“...조심하는게 좋을것일세 젊은이. 기적에는 대가가 따르는 셈이니.

 

“...대가는 이미 치뤘다고 보는데요.”

 

그렇다. 이미 모든 사람들에게서 잊혀지는 것으로 대가를 치뤘다고 보는데, 뭐가 문제라도 있는 것일까.

 

하지만 그녀가 자네를 다시 기억하게 된다면 대가가 치뤄졌다고   없지. 자네가 그녀의 곁에 있을 수록 그녀는 위험하다는 거지.”

 

“!!”

 

만약 그녀가 자네를 기억해낸다면 일이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른다네. 그녀가 빛처럼 사라지게 될지, 혹은 죽음이 그녀의 앞에 닥쳐올지, 아니면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조용히 흘러갈지. 하지만, 어떻게 되든 그녀가 사라진다는 것은 똑같다네.”

 

“...그럼... 제가 슬비의 곁을 떠난다면 슬비는 무사하다는 건가요?”

 

그러겠지. 다만 그것을 선택하는 것은  몫이 아닌 자네의 몫이지.”

 

“...충고 감사했습니다. 일단은... 조금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 딱히 자네의 시간을 내가 뭐라고  수는 없다만.”

 

“...그렇겠네요. 그럼  이만.”

 

그렇게 영감님의 말을 들은 나는 짧게 인사를 건네고는 이내 다시 발걸음을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대로 슬비의 집을 향해 걸어가며  눈을 감은   품에 안겨있는 슬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 내가 지금 이렇게 그녀의 곁에 있다는게 다시금 확실하게 느껴졌었다.

 

결국, 나는 선택해야한다.

 

스스로도   없는 감정을 알기 위해 그녀의 곁에 있을지,

 

아니면 그녀를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그녀의 곁을 떠나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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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두통과 함께 나는 힘겹게 눈을 뜨고는 몸를 일으켜 세웠다. 그러자  내가  방의 침대에 누워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와 동시에 어째서 내가 침대에서 자고있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조금 곰곰히 생각해 보자 나는 내가 이세하씨와 영화를  이후, 헤어지기 직전에 쓰러졌었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

 

아니, 잠깐만. 그러면 대체 어떻게 내가 여기에서 편하게 자고있는거지?

 

순간 의문을 품은 나는 이내 설마 하며 급하게 문을 열고 거실로 나가 부엌으로 향했다.

 

원래 부엌에는 아무도 없을것이다. 라고 생각했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부엌에서는 무언가를 냄비에 끓이는 듯한 소리가 나고있었다. 그리고 설마 하며 생각했던 데로 그가 있었다.

 

이세하씨, 이게 어떻게 된거죠?”

 

“.!!! 벌써 일어났어?!”

 

깜짝이야... 갑자기  그렇게 놀라고 그래요?”

 

, 아니 그냥   자고있을거라고 생각해서...”

 

그래요? 그나저나 비밀번호는 어떻게 알고 들어온거에요? 그러고 보니 처음 만났을 떄도 궁금했는데 대체 어떻게 비밀번호를 알고있는거에요?”

 

, 그게... ... 어쩌다 보니...”

 

어쩌다 보니 뭐요?”

 

꼬치꼬치 캐묻자 당황하는 이세하씨를 보니  의문은 더욱 커져갔다. 그래도 일단  이상 몰아붙히면 오히려 입을 다물  같아 나는 이세하씨의 대답을 기다렸다.

 

... ! , 이만 집에 가야되서,  해놨으니까 먹으세요! 그럼  이만!”

 

하지만 이세하씨는 대답하는 대신, 그렇게 말을 얼버무리고는 그대로 현관문을 향해 달려가 도망쳤다.

 

“.... 가버렸다.”

 

그렇게 허둥지둥 재빠르게 도망친 이세하씨를 보고는  그대로 뒤따라 갈려고 했지만 이내 바닥에 떨어진 지갑을 보고는 따라가는 것을 멈춘  지갑을 주웠다. 아마 이세하씨가 떨어뜨리고  거겠지.

 

“...조금  있다가 가지...”

 

떨어진 지갑을 주우며 이세하씨가 나간 방향을 바라보고는 그렇게 중얼거린 나는 호기심에 이세하씨의 지갑을 열어보았다. 그러자 금방 눈에 들어온 것은 카드 몇개와 5천원짜리 지폐 2, 그리고... 클로저 요원증이였다.

 

전직 클로저라더니, 진짜였네?”

 

요원증을 살펴보자 눈에 쉽게 들어온 것은 클로저 등록번호인 P3721 24 이라고 적혀있는 나이, 그리고 생년원일과 특수요원이라는 계급이였다.

 

뭐야, 특수요원이나 됬었던 거야?”

 

훈련생부터 시작해서 특수요원까지 올라가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보통은 수습요원 까지만 올라가고 거기서 머무르는 경우가 많고 정식요원은 거의 하늘의 별따기다. 그런데, 특수요원이라니... 대체  그만 둔거지? 보통 거기까지 올라가면 그만 두는 경우는 거의 없을텐데...

 

여러모로 생각해 보았지만 어차피 사정이 있었겠지, 라고 결론을 내린 나는 클로저 요원증을 다시 지갑속에 넣어놓고 그대로 지갑을 뒤집어 털어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동전 몇개가 떨어집과 동시에 하나의 작은 직사각형의 종이가 떨어졌다.

 

뭐지? 이거는?”

 

뭘까 싶어서 떨어진 종이를 손으로 집어 올리고는 살펴본 나는 바로  종이가 사진이라는 것을  수가 있었다. 대체 무슨 사진일까 생각하며 자세히 바라보자  사진 속에는  남자, 이세하씨가 어물쩡한 표정으로 서있었다.

 

순간 이세하씨의 어물쩡한 표정을 보자 자그만한 웃음을 지은 나는 사진속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이세하씨와 같이 어깨동무를 하고있는 사진 속의 여성을 보았다. 이세하씨가 말하던   여자친구인가 싶어서 약간의 질투감과 함께 여성을 바라보자 여성의 분홍색 머리색과  작은 , 그리고 푸른색 눈동자가 익숙하게 보였다. 그래. 마치  자신을 보는듯한...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는 경악과 함께 사진을 손에서 놓쳤다.

 

나다. 사진속 이세하씨와 함께 사진을 찍은 여성의 모습은 바로 나다. 하지만 그건 있을  없는 일이다.

 

나는 이세하씨를 만난지 몇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짧은 기간동안 그와 함께 사진을 찍었던 기억은 전혀 없다. 애초에, 나는 아직 이세하씨와 함께 사진을 찍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아니다.

 

있을  없는 사실에 떨리는 손으로 사진을 뒤집어 뒷면을 보자 그곳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나와 세하의  데이트.  추억이 영원하도록,

 

그렇게 쓰여져 있는 글을 읽자 스스로도 이유를   없는 눈물이 눈에서 조금씩 떨어져 사진의 뒷면을 적셨다.

 

분명 아무렇지도 않아야 정상일 것이다. 나는  사진을 찍은 기억이 없고 눈물을 흘릴 이유조차 기억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쨰서 이렇게 슬픈 것일까. 어쨰서 눈물이 멈추지 않는 것일까.

 

오열이 멈추지 않았다. 슬픈 이유조차  수가 없다. 하지만 가슴이 조여오듯 아파온다. 너무나도 아파서, 아무런 생각조차   없을정도로 슬퍼서, 나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마음속 어딘가각 고장난  처럼, 제대로  사고를 하지 못한채, 나는 이유도 모른  흘러내리는 눈물을 서둘러 닦아내며 심호흡을 하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물이 멈추는 일은 없었다.

 

이세하, 대체 당신은 누구인거야...”

 

사진속의 그를 바라보며 그렇게 스스로 혼잣말을 해보았지만 당연하게도 대답은 없다. 그저  울음소리만 주변에 맴돌고 있을 .

 

그날은,  한번도 슬픔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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촤악이다. 그렇게 그냥 얼버무리고 빠져나오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최악이다. 적어도 변명이라도 하고 나왔으면 좋았을 것을...

 

원래는 쓰러진 슬비를 집에 데려다 놓고 밥을 차린  슬비가 일어나기 전에 조용히 빠져나올 생각이였다. 하지만, 예상외로 슬비가 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당황한 나머지 나는 변명조차 하지 못한  쫒기듯이 뛰쳐나와 달렸고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타의 집앞으로 돌아와 있었다.

 

“...다녀왔어...”

 

현관문을 힘없이 열고는 한숨이 가득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집에 들어갔지만 대답은 없었다. 나타는 아직 자고 있는건가...

 

원래라면  시간에 아침밥을 차려야 하는게 맞지만 이미 슬비의 집에서 밥을  탓에  다시 한번 밥상을 차려야 하는게 너무 귀찮게 느껴져  그대로 소파에 누웠다.

 

소파에 누운 채로  할게 없나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자 현관문에 놓여져 있는 3인의 신발이 눈에  들어왔다.

 

“...뭐야, 저거 소영누나 신발 아니야?”

 

순간  꺠는 듯한 어퍼컷을 맞은 기분과 함께 놀란 나는 소파에서 일어나 조용히 나타의 방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 보았다. 그러자 어제까지만 해도  정돈되어 있던 나타의 방안에 옷과 바지, 그리고 속옷이 바닥에 널부려져 있는게 보였고 흐트러진 침대 시트 위에 나타와  하나의 누군가가 이불을 뒤집어   누워있는 것이 보였다.

 

거기까지 확인한 나는 조용히 방문을 다시 닫은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이지. 내가 없었다고 아주 그냥 신났었나 보구만...”

 

만약 내가 어제 예정대로 저녁 늦게 돌아왔었다면 어떤 참사가 벌여졌을지...

 

그런 생각을  나는 하는  없이 일단 곤히 자고 있는 둘을 내버려두고 그냥 탕수육이나 시키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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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로 탕수육을 시킨지 몇분이 지나자 초인종 소리와 함께 배달부가 찾아와 따끈따끈한 탕수육을 건네주었고 나는 그것을 감사히 받으며 계산을 하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어 지갑을 찾았다.

 

“...어라? 지갑이 어디갔지?”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훝어보았지만 어딘가 떨어뜨리고 왔는지 지갑은 손에 잡히지 않았다. ... 어떻하지...? 이대로라면 계산을 못하는데...

 

손님? , 무슨 문제라도...”

 

아니, 아닙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배달온 직원이 한참이나 주머니를 뒤적거리는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는지 그렇게 물어오자 나는 당황하며 그렇게 말하고는 서둘러 나타의 방으로 향했다.

 

보통은 나란히 곱게 침대에서 자고있는 연인사이의 남녀를 나같은 3자가 깨우면 그건 매우 민폐를 넘어서는 짓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걸 따질 떄가 아니다. 나는 탕수육 시켰고 그에대한 대가로 돈을 내야한다. 하지만 돈이 없다면, 이렇게 해서라도 돈을 내야한다.

 

, 나타!  지갑좀 잠깐 빌려줘라!”

 

“..., 뭐야... 무슨일인데... 잠깐, !   방에 들어온거야!”

 

갑작스런 부름에 졸린듯한 말투로 대답한 나타는 이내 내가 자신의 방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에 놀랐는지 금세 졸음이 가신듯한 말투로 소리쳤다.

 

그런건 나중에 따져! 일단 빨리 지갑!”

 

그러니까 뭔데!?”

 

 시원치 않은 표정을 지으며 캐묻는 나타였지만 그러면서도 나타는 순순히 내게 지갑을 건내주었고 이내 지갑을 받은 나는 잽싸게 현관문으로 달려가 계산을 마치고는 배달원이 문을 닫고 나감과 동시에 힘없이 자리에 주저앉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고작 탕수육 하나때문에 내방에 쳐들어와서  난리를 친거냐?!”

 

, ... 미안.”

 

 미안하냐?  무안하다! 아주 그냥 뻘줌해가지고 지금 침대에서 부끄러워 죽으려고 하는 소영한테 뭐라고 해야할지 감도 않잡힌다!”

 

“...알았으니까 그만하고 어서 소영누나도 데리고 와서 탕수육이나 먹고 화좀 풀어. 어제 꽤나 힘좀 많이   같은데 체력회복 하야지.”

 

미친놈아! , 그런거 아니거든!”

 

 후로 계속해서 아니라고 부정하며 방방 뛰는 나타를 겨우 진정시키고 소영누나를 불러 탕수육을 먹기 시작한 나는 같이 배달온 소스를 찾아내고는 그대로 탕수육에 전부 부어버리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러지 바로 직전, 나타는 소스를 부으려던  손을 재빨리 제지하였다.

 

이세하. 탕수육은 찍먹이다.”

 

부먹이야.”

 

찍먹.”

 

부먹.”

 

아니나 다를까, 이제  평화롭게 탕수육을 (부먹으로) 먹을려고 하니까 나타가 찍먹을 주장한다.

 

하지만,  부먹을 양보할 생각은 없다. 왜냐하면 물과 기름, 해와 , 그리고 양념과 후라이드 처럼 서로 양보할  없는게 바로 찍먹과 부먹이기 떄문이다. 그러므로,

 

먼저 행동하는 쪽이 이기는 거다.

 

누군가 신호를   마냥 나타와  손이 거의 동시에 움직였다. 나타의 손은  손에 들려있던 소스통을 낚아채려고 하였고  손은 그런 나타의 손을 멈추려고 하였다. 그렇게 서로의 손이 격돌하기 바로 직전, 하나의 목소리가 우리를 멈춰세웠다.

 

그런데, 그냥 반반으로 하면 되지 않아?”

 

““...”“

 

소영누나의 핵심을 찌르는 한마디에 나와 나타는 조용히 침묵을 지키다가 이내 서로 천천히 손을 내려놓고는 소스를 반쪽에만 부었다.

 

“...그런 방법이 있었네...”

 

“...그러게 말이다...”

 

소영누나 덕분에 평화롭게 탕수육을 먹는 방법을 찾아낸 우리는 그렇게 조용히 탕수육을 먹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아까 계산할 때랑 방금  나타와 (부먹과 찍먹을 두고) 옥신각신  탓에 탕수육은 이미 꽤나 차갑게 식은 후였다.

 

“...그냥 전자레인지에 돌릴까?”

 

아서라. 그러면 오히려  눅눅해 진다.”

 

그러면...”

 

전자레인지에 돌린다는 선택지를 내놓았지만 나타의 팩트에 반격당한 나는 하는  없이 손에 위상력을 집중해 천천히 탕수육을 가열하기 시작하였다.

 

너무 힘을 준다면 탕수육은 타버리기 떄문에 힘조절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는 방법이지만 일단 이렇게 한다면 탕수육이 눅눅해지는  없이 탕수육을 다시 따뜻하게 덥힐 수가 있다. , 이러라고 가지게  위상력이 아닐테지만  부수는거 이외에는 써먹을데도 없는 힘이다. 이렇게라도 써먹어야지.

 

태우기만 해봐, 아주그냥 곤죽으로 만들어주마.”

 

말시키지마. 정신 사나워.”

 

그렇게 탕수육을 위상력으로 가열하기 시작한지 얼마나 지났을까,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한 나는 탕수육에서 손을 떼고는 먹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소영누나와 나타도 따라서 먹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나타 친구분, 슬비랑은 대체 어떤 사이세요?”

 

? 그냥 알고 지내는 사이.... 겠죠?”

 

먹다가 갑작스럽게 소영누나에게 그런 질문을 받은 나는 잠시 당황하여 어쩌다 그렇게 의문형으로 대답하였지만 소영누나는 개의치 않다는 듯이 넘기며 말을 이어갔다.

 

 사람,   어울려요. 한번 그냥 사귀어보는게 어떄요?”

 

이어지는 소영누나의 말에, 나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다시한번 보고싶다, 계속해서 그녀의 곁에 있고싶다, 그것이 바로  소망이였다. 하지만 정작  소망이 이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를  떄마다 너무나도 괴롭고 아파서 견디지 못할  같은 순간이 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괴롭고, 살이 찢기는  처럼 아픈 그런 순간이.

 

그런데 어째서 계속해서 그녀의 곁에 있고싶은  일까? 어쨰서일까.

 

-인생이란 가느다란 실로 이루어진 엉키고 섥힌 실뭉치며  엉킨 실들 사이에 이루어진 매듭을 운명이라 하지. 그렇다면  매듭을 푼다는거야 말로, 자네가 찾아야  대답이 아니겠나?

 

왠지 모르게 영감님이 했었던 말이 머리속에서 울려 퍼짐과 동시에 나는 깨달았다.

 

머무르는 것과 떠나가는 ,   어느것을 선택할지 정하는 것이 바로 내게 주어진 질문이라는 것을.

 

정말이지, 짖굳은 질문이다.

 

어느쪽이든 순탄하게 끝나지 않을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선택을 해야한다.

 

[띵동]

 

소영누나의 말에 탕수육을 젓가락으로 집어 입안으로 밀어넣고 씹으며 조용히 생각하던 나는 갑자기 들려온 초인종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문을 열기위해 발걸음을 움직였다.

 

현관에 다가간 나는 그대로 현관문을 가볍게 열었고 그러자 보이는 것은 매우 익숙한 슬비의 모습이였다.

 

“....”

 

순간 말문이 막혀 멍하게 있던 나는 재빨리 어쨰서 슬비가 여기까지 찾아왔는지에 대한 이유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설마 비밀번호를 어떻게 알았냐고 끈질기게 물어보기 위해 여기까지 찾아온  아니겠지?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거 하나 물어볼려고.... 아니야, 슬비라면 충분히 그럴만도 한데...

 

여기요 이세하씨. 아침에 놓고간거.”

 

여러가지 생각과 함께 만일 슬비가 비밀번호에 대해서 물어본다면 어떻게 변명할 것인지 머리를 풀가동시켜 생각하던 , 슬비가 먼저  지갑을 건내며 입을 열었다.

 

, 맞다. 지갑을 잃어버렸었지. 설마 했는데 슬비집에 떨어뜨리고 왔을 줄이야...

 

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슬비가 건넨  지갑을 조심스럽게 건네받은 나는 지갑안을 열어 내용물이 모두 들어있는지 확인하였다. 다행히도 지갑안에서 사라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눈에 띄게 신경쓰여 보이는 것이 한가지 있었다.

 

...내가  사진을 카드를 넣어두는 곳에다 넣어놨었나?

 

지갑속의 나와 슬비의 사진이, 내가 기억하는 위치와 다른 곳에 놓여져 있었다.

 

그걸 꺠닿자 순간 마음이 철컹 내리앉은 나는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슬비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슬비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무슨 문제가 있냐는  바라보았고 나는 혹시나 나와 슬비가 함께 찍은 사진을 나에대한 기억을 잃어버린 지금의 슬비가 보았는지 가슴을 졸이며 물어보았다.

 

저기... 혹시... 지갑 , 보셨나요..?”

 

 봐도 당황한 티가 나는 말투로 그렇게 묻자 슬비는 미소를 보이며 대답하였다.

 

.   없던데요. 문제라도?”

 

, 아니요. 그냥 궁금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질문에 즉답을 하는 슬비를 보아하니 다행이도 사진에 대해서는 들키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속으로 안심한 나는 그렇게 말을 얼버무리며 지갑을 주머니에 넣고는 슬비에게 지갑을 가져다 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아니, 열려고 했다. 하지만 그보다 한발 앞서, 슬비가 먼저 말을 꺼냈다.

 

사진. 봤어요.”

 

“!!!”

 

그런 짧막한 슬비의 한마디에 너무 놀라 몸이 굳은  경악한 나는 그대로 슬비의 얼굴을 바라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만약 지금  순간 슬비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있다면 어떻게라도 입을  수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슬비의 얼굴은 그녀의 앞머리에 의한 그림자로 인해 보이지 않았다. 그떄문에, 나는 말을 아무 말도  수가 없는 채로 그저 그녀의 말을 듣는  밖에는  수가 없었다.

 

말해 주실래요? 어떻게 된건지. 어쨰서 내가  사진 속에 있는건지. 당신은 대체 누구인지.”

 

그건....”

 

-하지만 그녀가 자네를 다시 기억하게 된다면 대가가 치뤄졌다고   없지. , 자네가 그녀의 곁에 있을 수록 그녀는 위험하다는 거지.”

 

너무나도 직설적인 슬비의 질문과 함께 영감님이 했던 말이 머릿속을 맴도는 바람에 나는 말을 흐리는  밖에는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누군지, 그리고  사진이 무엇인지 말한다면, 그녀는...  다시 나를 떠나갈 테니까.

 

“...말해줄  없는 건가요?”

 

“....”

 

어떻게 말할 수가 있겠는가. 말한다면 네가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있는 내가 어떻게 말할 수가 있을까. 내가   있는것은 그저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침묵하는  뿐이다. 그래야지 네가 사라지지 않으니까.

 

“...그렇군요. 죄송했어요. 지갑을 멋대로 열어본거, 그리고 대답하기 힘든 질문을 한거. 미안해요. 제가 너무 멋대로 굴었네요.”

 

“...사과하실 필요는...”

 

아니요. 잘못한건 제쪽이 맞으니까 사과는 받아주세요.”

 

“...”

 

순간 정적이 나와 슬비의 사이에 흘렀다.

 

미안한건 내쪽인 상황에서 사과를 받는 다는 , 이렇게나 받아들이기 힘든 거였구나. 이런 거를, 나는 네가 병실에 누워있던 ,  없이도 반복해 너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거구나.

 

 모든 일들이 일어나기 , 슬비가 병실에 입원해 있었을  나는 그녀를   마다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야  말들이 얼마나 그녀의 마음을 힘들게 했었는지 꺠달을 수가 있었다.

 

그냥 이제부터 서로 거리를 두죠. 그쪽은 그대로 이상한 남자 A, 그리고  까칠한 여자 A. 만나는 것도 그냥 어쩌다 한번씩 만나는 거로.”

 

“...”

 

여전히 대답하지 못하네요. 당신은, 처음부터 그렇게 제대로 대답해 주는게 하나도 없네요.”

 

“...미안합니다.”

 

미안할  없어요. 그럼 이제 됐어요.  이만, 다음에 언젠가 우연히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서로 털털하게 이야기 하도록 해요. 그동안 숨겨왔던 것들 모두.”

 

“...”

 

 있어요, 이세하씨.”

 

그녀가 말을 끝마침과 함께 그녀는 발걸음을 뒤로 돌리고는 떠나갔다.

 

순간  손이 떠나가는 그녀를 반사적으로 잡으려고 하였지만 나는 반대쪽 손으로 그것을 억누르며 그만 두었다.

 

그래. 어차피 처음부터 떠나갈 생각이었잖아. 잘됀거야.

 

이렇게 헤어지는 것이 나에게도, 그녀에게도 좋은 것이다. 함께 붙어있어 보았자 그녀가 사라질 확률이 올라갈 뿐이다. 그리고, 나는 절대로 다시는 그녀가  곁을, 세상을 떠나가는 경험을,  슬픔을, 느끼고 싶지 않다. 그리고 그녀 또한, 이대로 헤어진다면 평범하게 삶을 살아갈  있다.

 

그런데, 어째서  손은 이렇게나 멀어지는 그녀를 잡고싶어 하는 것일까.

 

멋대로 그녀를 붙잡으려는  손을 막기 위해, 나는 손톱이 살에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쎄게 쥐었다.  탓에 손에서는 붉은 피가 흘러나왔지만 그런 감각조차,    없는 마음을 잊어버리기에는 부족했다.

 

잊혀지는 쪽이 아닌 잊어버리는 쪽이 되고 싶었다.

 

잊어버린다면 아무런 고통도, 슬픔도 복잡한 마음도 없이 편할 테니까. 그러기에 나는 잊어버릴  있다면 몇번이고 잊어버리고자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설명할  없는 마음, 슬픈 기억, 그리고 괴로운 추억은 무슨 짓을 해도 잊어버릴 수가 없다.

 

 

 

나는, 그녀를 다시 보고 싶다는 소원을... 빌지 말았어야 했다. 

-------------------------------------------------

 

-좀 늦었습니다. 여러모로 이것저것 다른 할 일이 있어서 바빴던데다 이 스토리를 어떻게 흘러가게 할지 고민 좀 하느라... 죄송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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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andante님의 댓글

andante 이름으로 검색 아이피 220.♡.28.188 작성일

잊혀진 자의 고통이 가장 잘 느껴진 화 였네요......
늘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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