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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선빵 필승이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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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insm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217.12) 작성일18-11-06 15:08 조회866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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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나약한 생물이다.

 

인간의 연약한 살가죽은 얇고 보잘것 없는 종이에 베이기도 하고, 새하얀 이빨은 방치해두면 썩어버리기도 하며, 또한  섬세한 위장은 날고기나 고인물을 먹을 경우 일하기를 거부하며 주인에게 파업을 선고한다.

 

반면, 위상 능력자는 같은 인간이라 불리는 종족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신체능력이 왠만한 거대 짐승보다 튼튼하다. 금강불괴요, 만독불침이요, 천하장사요, 거기에다가 뮤턴트나 쓸법한 온갖 기이한 능력들까지, 전부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위장 또한 상한 음식을 먹으면 즉각 파업을 선고하며 몸에게 빅엿을 선사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였나, 유통기한이 2달은 지난 우유를 엄마랑 같이 원샷하고는 엄마랑 나란히 화장실 쟁탈전을 벌인적도 있지. 그때는 하필이면 우유가 상했는데도 이상하게 맛은 멀쩡해서 감쪽같이 속았었기 때문에, 나는  이후로 유통기한을 항상 학인하는 버릇을 들였다.

 

여담이지만, 아마 인류 최강인 엄마가 그리도 죽을것 같은 괴로운 표정을 보였던 것은 그때가 유일한 처음이자 마지막이였을 것이다.

 

아무튼, 지금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냐면...

 

“...별것 아니에요. 그저 가벼운 식중독 현상이네요. 아마 상한 것을 먹어서 그럴거에요.”

 

배를 붙잡고 고통을 호소하던 슬비를 데리고 부랴부랴 램스키퍼의 양호실에 계시던 김제리 씨에게 왔는데 맥빠지게도 기다리던 대답은 “식중독" 이였기 때문이다. 아니,  적어도 맹장염 정도는 생각하며 긴장하고 있었는데 말이지...

 

“...이슬비,  대체  먹은거야?”

 

케익... 조리실에 놓여져 있길레...”

 

케익? 조리실에 그런게 있었나? 그러고보니까 귀엽게 생긴 펭귄 인형 비스무리한   적이 있는데 말이지... 근데 그거, 제이 아저씨가 말하기를 트레이너 씨가 만든 폐기물 덩어리를 나타가 어찌어찌 성형... 아니, 수습해서 갖다놓은 거라고 했는데...

 

참고로 트레이너 씨의 요리실력은 엄마와 견줄 정도라고 한다. 다른점이라면 엄마는 맛있게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방사능 폐기물을 만들어내는 재능을 지니셨다는 거고, 트레이너 씨는  따위는 1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남들에게 자연재해급 피해를 준다는 거겠지. , 개인적으로는 자연재해가 방사능 폐기물보다는 낮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람이 먹을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확실하다.

 

이렇게 위상 능력자를 앓아눕게 한걸 보면 말이다. , 요리로 위상 능력자를 앓아눕게한 트레이너 씨가 대단한건지, 아니면  재앙같은 요리를 귀엽고 먹음직스럽게 마개조한 나타가 대단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나저나 대체  그걸 먹은거야?  서유리랑은 다르게 아무거나 주워먹는 성격은 아니잖아? 게다가 케익이 펭귄 모습이였다면 더더욱 먹지 않았을거 같은데...”

 

펭귄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슬비가 펭귄 모습을한 케익을 먹었다니, 평소의 그녀라면은 절대로 하지 않을 행동이다. 왜냐하면 슬비는 분명 펭귄(모양의 케익) 망가뜨리지 못한채 케익이 썩을때 까지 보관하고도 남을테니까.

 

그렇게 의아하게 생각하며 슬비에게 물었지만, 대답한 것은 죄책감이 묻어있는 루나의 목소리였다.

 

, 그게... 제가 그만 먹는건줄 알고 8등분으로 짤라서요... 그래서 이슬비 선배가 이왕 이렇게  이상  먹는  밖에는 없다고 하면서...”

 

“...전부  먹었다, 이말이지...?”

 

“....”

 

바보냐.”

 

순간 어이없다는 말투로 말하며 침대에 누워있는 슬비를 바라본 나는, 이내 슬비가 힘겹게 일어나는 것을 보고는 빠르게 슬비에게 다가가 다시 침대에 눕혔다. 그러자 슬비는 이내 물기가 젖어있는 눈빛으로 뜨거운 숨을 내쉬며  팔을 붙잡았다. 이거, 묘하게 요염한데... 잠만, 애가 원래 이렇게 자극적이였나?

 

이세하...”

 

순간 예상치 못한 슬비의 행동에 놀란 나는, 빠르게 가속하는 심장을 억지로 억누르고 최대한 태연함을 연기하며 내심 이어질 슬비의 말을 기대했다. 혹시, 만에 하나, 어쩌면, 그녀가 내게...

 

“...EMP라고 알아?”

 

?”

 

다소 뜬끔없는 슬비의 질문에 빠르게 뛰던 심박이 느려지는 것을 느끼며 맥빠지는 말투로 대답한 나는, 소름끼치는 오한을 온몸에 느끼며 그녀가  질문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EMP, 아무리 영알못에다가 이과와는 담을 쌓은 나라지만,  영단어는 잘알고있다. 왜냐하면  영단어는 SF게임에서 수도 없이 들어봤던 단어니까.

 

Electromagmetic Pulse, 전자기기를 고철덩어리로 만들기로 유명한  단어를 들은  순간, 나는 재빠르게 몸을 내빼려고 하였지만, 그보다 먼저 슬비의 손에서 뻗어나온 자기장이 그녀가 붙잡고있던  팔을 타고 올라오더니, 이내 파지직 하는 소리를 내며 내게 자그만한 짜릿함을 선사했다.

 

우왁?!”

 

 탓에 짧운 비명을 지른 나는, 서둘러 주머니에 들어있던 게임기를 꺼내며 제발 무사하기를 바랬지만, 그런 바램을 무시하듯 게임기는 아무리 눌러도 침묵한채 켜지기를 거부했다.

 

! 이슬비!”

 

그렇게 켜지지 않는 게임기를 멍하니 바라보던 나는 억울함과 분통이 가득한 목소리로 슬비의 이름을 외치며 원망이 담긴 시선을 보냈지만, 슬비는 그런 나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어느샌가 다시 침대에 누워 세상 편하게 자고있었고, 나는 그런 슬비를 이리저리 흔들며 깨우려고 했다.

 

하지만 그러자 김제리 씨가 나를 제지하며 말렸고,  탓에 나는 하는  없이 잠든 슬비를 뒤로 하고 너덜너덜해진 마음과 함께 의무실을 나왔다.

 

독일에 가지고온 게임기는 저거 하나 뿐인데... 앞으로 어떻하지... 모바일 게임이라도 해야되나...? 아니, 혹시나 김도윤 씨한테 부탁한다면 고칠  있지 않을까?  아저씨, 기술 하나는 뛰어나잖아?

 

의무실을 나오며 켜지지 않는 게임기를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던 나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김도윤 씨에게 서둘러 가져갔지만, 역시나 대답은 No 였다.

 

~ 고객님, 이거 회로가 완전  타버렸는데요? 고칠려면 회로를 완전히 갈아야 되는데, 그러면 새거를 사는  보다 돈이  깨질거에요. 그나저나 대체 무슨 짓을 하셨길래 이렇게다  타버렸데냐? 무슨 번개라도 지진건가요?”

 

“...비슷하죠.”

 

전자기력도 따지고 보면 번개니까,  틀린 말은 아니지.

 

아무튼 그렇게 실낱 같은 희망이 날아가자 나는 하는  없이 고철덩이로 전락한 게임기를 주머니에 집어넣으며 한숨을 내쉈고, 그러자 순간 누군가가 머뭇거리며  뒤에서 내게 말을 걸어왔다.

 

저기... 이세하... 선배.”

 

갑작스럽게 말을 걸어온 상대방에 당황해 내쉬던 한숨을 허겁지겁 들이마쉬고는 뒤를 돌아보자, 코랄색 머리의 소녀, 루나가 어물쩡거리며 서있었다.

 

, 루나, 무슨 일이라도 있어?”

 

그게, 부탁이 있어요!”

 

부탁?”

 

잠깐만,   대화 패턴, 왠지 모르게 익숙한데... 이거 그거잖아, 내가 처음으로 루나랑 이야기를 나눴을 . 그떄 분명 뜬끔없이 고백을 받지 않았었나? , 그러고 보니까   애한테 고백받았었지? 뭔가  뒤로 이것저것 일들이 많아서 깜빡 잊고있었네.

 

그래도 , 설마 두번이나 뜬끔도, 이유도 없이 고백을 할건 아닐테지만... 뭔가 엄청 귀찮은 일에 휘말릴  같은데...

 

요리좀 가르쳐주세요!”

 

죄송, 그거 무리. 아니, 그것보다 우리 저번에도 이런  있지 않았니?”

 

, 그떄는 긴장해서! 그리고 지금도...”

 

“...알았어, 일단 이유 먼저 들어보자. 갑자기 요리는 ?”

 

그게... 슬비 선배한테 먹을 것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그런건 굳이 네가 아니더라도 샤오린 씨한테 부탁하면 되잖아?”

 

하지만, 그래도 죄책감 떄문에...”

 

마치 천벌받을 만한 죄라도 지은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루나의 모습에, 나는 애써 동정심을 뿌리치며 거절하려 했지만, 아무래도 나보다 두살정도 어린, 그것도 여자아이가 저리도 애절하게 부탁한다면 거절하기 어려운 법이다. , 어차피 게임기도 부숴졌으니까 시간이 남아돌기 때문에 거절할만한 이유도 딱히 없으니까...

 

알았어. 도와줄게.”

 

후딱 도와주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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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누구라도 처음으로 요리를  떄는, 많은 실수를 저지르고, 뼈빠지게 깨닫는다. 요리란 결코 쉬운게 아니라는 것을.

 

어릴떄부터 부모님이라고는 엄마뿐, 거기에다  엄마는 가사전반에 대해서는 가히 크룰투 신화급으로 요리치였기 떄문에 어려서부터 나는 요리하는 법을 배워야했다. 물론, 엄마는 그런 나를보며 굳이 요리하지 않아도 되니까 외식을 하자고 말하셨었지만, 나는 그런 엄마에게 억지를 부리며 요리하는 것을 고집했다.

 

그야, 매일매일 외식을 하는 것이 좋지 않았던 것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엄마가 항상 외출할때 마다 어딘가에 전화를 하며 레몬보다  표정을 지으시는게 보기 싫었기 때문이였다.

 

처음에는 엉망이였다. 밥은  태우고, 계란 후라이는 제대로 익지도 않았으며, 국도 너무 끓여서 국물이 죄다 졸아버리는 일이 다반사였다. 도저히  먹을 정도는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먹음직스러운 맛도 아니였기 때문에 나는 요리를 포기하려고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표정을 지으시며  요리를 전부  드시는 엄마의 모습에, 나는 오기가 생겨 계속해서 요리를 시도했다.

 

그러자 갈수록  요리는 점점 먹을만 하게 나아졌고, 요리를 시작한지 1달정도 지났을무렵, 드디어 만족스러운 맛을   있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는, 남자 고등학생 중에서는 상위권 수준의 요리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할 수도 있을정도로 요리를 잘하게됬다.

 

, 조금 서론이 길었지만,  요점은 요리든 뭐든 누구나  막상 처음할떄는 엉망이라는 거다.

 

, 일단 물을 냄비에 받아.  2컵정도.”

 

, !”

 

잠깐, 너무 많이 부었어. 조금 덜어내.”

 

, !”

 

조리실에서 서투른 동작으로  지시를 따르는 루나를 보던 나는, 스치듯이 떠오르는 옛날 생각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루나에게 요리하는 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인류최강의 누구누구씨와는 달리 루나의 요리 실력은 평범하게 초보수준이였고,  덕분에 무슨 체르노빌 사고를 연상시키는 방사능 폐기물이나 뭐든지 녹여버리는 용해액 같은  생산되는 일은 없었다 - ...라고 생각했었다.

 

외견은 분명 멀쩡한데... ...”

 

“...발효된 양말 맛이 나는 걸까요...”

 

루나는 일단 어찌저찌해서 요리를 완성시키는데는 성공했지만, 멀쩡해보이는 결과물의 외견과는 다르게, 맛은 무척이나... 이런말 하기는   하지만, 운동회에서 신었던 양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던져놓고 3개월정도 방치한 다음에 흙탕물을 분무기로 뿌려서 입에넣고 빠는 듯한 맛이였다.

 

까놓고 말하자면 맛이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엄마나 트레이너 씨의 요리같은 수준은 아니라는 거지만... 그래도 루나의 요리는 여전히 평범함의 기준에서 멀리 떨어져있다.

 

“...일단 다시 만들자. 이번에는 나도 직접 도와줄게.”

 

하는  없이 결과물을 쓰레기통에 버리고는 다시 요리를 시작한 나와 루나는, 이번에는 방금 전과 같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게 최대한 신경쓰며 조리를 시작했다.

 

루나, 대파하고 당근좀 가져와줄래?”

 

! 여기요!”

 

좋아, 그럼 일단 잛게 짜르는 것좀 도와줘. 식칼에 베이지 않게 조심... 아니다.”

 

순간 무심코 베이지 않게 조심하라고 루나에게 주의를 주려던 나지만, 위상능력자는 식칼 따위에 베이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닫고는 말을 얼버무리고는 루나에게 자르는 법을 보여줬다.

 

이렇게 도마 위에 올려놓고 다지듯이 식칼로 조금씩 누르면... 이렇게 잛게 짤라져. 그리고  다졌으면 이제 냄비에 2컵정도 물을 받고는 가스레인지에 올려.”

 

“...! 했어요.”

 

좋아, 그럼 이제 불을 세게 틀어놓고 끓을  까지 기다려. 그리고 기다리는 중에 미리 간장이랑 소금, 그리고 후추를 꺼내놓고. , 참고로 소금은 조금만 넣는게 좋아. 너무 짜면 소화하기 힘드니까.”

 

, .”

 

, 그리고 물이 끓는동안에 미리 챙겨논 햇반을 전자레인지에 돌려놔. 밥은 직접 하는게 좋지만 그러기엔 조금 오래걸리니까 일단 밥은 이거로 대신하고...”

 

“...했어요.”

 

역시 독일에 올때 햇반 몇개를 미리 챙겨오길 잘했다니까.  든든한 것만 있으면 세상 어디에 가든 따뜻한 쌀밥을 먹을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 이슬비는 인스턴트라고 싫어하겠지만 말이야.

 

물도 끓고 밥도  됐겠다, 그럼 이제 불을 낮추고 밥을 끓는 물에 집어넣자. 그리고 다진 당근,  등등을 넣고... 추가로 소금하고 후추도 조금 넣고.”

 

조금, 이요?”

 

. 그리고 너무 뜨겁게 하지 않는게 좋아. 적당히 식어야지 먹기 좋으니까.”

 

적당이 식은게 좋다... 알겠어요.”

 

그리고 양도 많지 않은게 좋다. 이슬비 개는 원래도 먹는 양이 적으니까.”

 

양도 적게...”

 

그리고 간을 . 너무 짜거나 적당하다 싶으면 물을  넣고.”

 

적당해도요?”

 

. 우리한테 적당하다는 거는 배탈난 사람한테는 짜다는 거니까. 게다가 이슬비는 짠걸 싫어하기도 하고.”

 

“....”

 

 그렇게 일일히 하나하나씩 시범을 보여주고, 틀린 점을 지적해 주며 루나의 요리를 지도한지 얼마나 지났을까, 다행히도 요리는 이번에는 성공적으로 완성되었고,  또한 합격점이였다.

 

앗싸!”

 

자신이 제대로 요리를 해냈다는 사실이 기쁜지 루나는 지금까지 낮을 가리던게 거짓말인것 처럼 기뻐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그런 루나를 보자  입꼬리 또한 자동으로 올라갔고, 마치 여동생을 가르친  같은 뿌듯함이 마음을 채우며 게임기로 인해 저기압이였던  기분을 다시 올려줬다.

 

그럼 이제  요리를 이슬비한테 주면 되겠네. 수고해.”

 

? 이세하... 선배는요?”

 

내가 도와줬다고 하면 안먹을지도 몰라. 분명 인스턴트를 넣었다고 생각할테니까.”

 

“...”

 

그렇게 말하자 루나는 빤하게  쳐다보며 무언가 복잡한 표정을 지엇고, 이내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죽이 담긴 냄비를 들고 조리실을 나가 슬비에게 향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밖으로 멀어지는 루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고는, 이내 엉망이 되어있는 조리실을 돌아보며 한탄하듯 말했다.

 

그럼, 이건 내가 치워야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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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만이 가득한 복도를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그릇을 든채로 걷고있던 루나는, 혹여나 죽이 식어버릴까 걱정하며 최대한 서두르며, 그러나 조심하며 반쯤 뛰기 시작했다.

 

그렇게 복도를 서두르며 지나가던 루나는, [의무실] 이라고 적힌 팻말이 붙어있는 문앞에 멈춰서곤, 이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고, 침대에 눈을 감은채 누워있던 분홍색 머리의 장발을 지닌 소녀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인기척을 느낀 슬비는 이내 눈을 부스스 뜨며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하였지만, 아직 배가 아픈지 얼굴을 찡그리고는 일어나는 것을 포기한채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렇게 다시 누운 슬비는 그릇을 든채 서있는 루나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거,  위해 해온거니?”

 

...”

 

“...고마워. 마침 배고팠는데...”

 

“...배는 안아프세요?”

 

아직은 조금 아파. 그대로 김제리 씨가 말하기로는 죽같은건 먹어도 된다고 했으니까 괜찮을거야.”

 

루나의 걱정에 쓴웃음을 지으며 루나를 달랜 슬비는, 이내 루나게 침대 옆의 식탁에 내려놓은 죽이 담긴 그릇을 보며 염동력으로 자시의 앞으로 가져왔고, 이내 숫가락을 들고 조금씩 떠서 먹기 시작했다.

 

그러자 루나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슬비가 먹는 것을 지켜보았고, 마치 평가를 기다리듯  손을 모으며 눈을 질끔 감았다.

 

죽을 떠서 입에 넣고 맛을 음미하던 슬비는, 이내 필요 이상으로 긴장하고 있는 루나의 모습을 보고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고마워. 맛있어, 무척이나.”

 

맛있다는 말에 감고있던 눈을 번쩍  루나는 이내 기쁜듯 환호하며 주먹을  쥐었고, 이내 환한 표정으로 슬비가 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싱글벙글 웃었다.

 

 

그러자 슬비는 그런 루나를 보고는 마치 루나가 고양이 같다고 생각하며 무심코 루나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고, 어느새 비워진 그릇을 염동력으로 다시 식탁위에 올려놓으며 익숙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루나에게 물었다.

 

“...정말 익숙한 맛이였어. 혹시 세하가 도와줬니?”

 

... 그런데 어떻게 알았어요?”

 

그야 햇반 맛이 났거든. 그리고  애는 인스턴트를  요리하는데 사용하니까.”

 

“...”

 

슬비의 말에 루나는 잠시 입을 다문채 무언가 고민하기 시작했고, 이내 조심스러운 말투로 슬비에게 질문을 건냈다.

 

저기, 이슬비... 선배, 선배는 이세하 선배랑 어떤사이에요?”

 

?”

 

갑자기 예고도, 깜빡이도 키지않고 들어온 스트레이트 돌직구에 놀란 슬비는 잠시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눈을 여러번 깜빡이며 루나를 쳐다보았고, 마치 응답하지 않는 컴퓨터 프로그램마냥 정지한 채로 몇초동안 정적을 지키더니, 이내 얼빠진 듯한 소리를 냈다.

 

...? 아니 어, 그... 사귄다기 보다는 인생의 파트너 같은... 그 왓슨이랑 홈즈 같은 건데... 나 뭐래니...

 

?”

 

아무래도 슬비의 뇌는 갑작스런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했는지 횡설수설하기 시작했고, 그러자 루나는 슬비의 횡설수설을 듣고는 질문을 얼버무리는 대신, 튀겨버렸다.

 

사귀는 건가요? 남친 여친?”

 

“...”

 

아까보다 튀겨진 루나의 질문에 결국 정보를 받아들이고야  슬비의 뇌는, 필사적으로 출구를 찾았지만   있는 것이라고는 질문을 회피하는 것으로 대답을 미루는 방법 뿐이였다.

 

... 루나? 어쨰서 그런  묻는거니...?”

 

그야 이세하 선배는 이슬비 선배의 취향을 전부  알고있고... 거기에다 이슬비 선배는 죽의 맛을   만으로도 이세하 선배가 도왔다는  알았냈고... 그렇다면 그런   사람은...”

 

그만! 거기까지! 그런거 아니야! 나는 단지 세하의 요리를 여러번 먹어봤을 뿐이야!”

 

루나의 말을 자르며 황급하게 변명인듯 변명아닌 변명을 호소한 슬비는, 이내 달아오른 듯한 얼굴을 이불로 가리며 최대한 뇌를 회전시키며 상황의 타계법을 찾기 시작했다.

 

참고로, 슬비의 말은 사실이다. 그녀는 단지 소년의 요리를 여러번 먹어봤을 . 주말에도, 추석에도, 한가위에도, 심지어 할로윈에도 소년의 집에 초대받았던  뿐이다. 슬비는  사실들을 지금까지 의식하지 못했던  . 하지만 방금의 실언으로, 슬비 본인은 순간 그동안 세하의 집에 가서 밥을 먹었던 일들이 보통 연인들이나 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2 멘붕을 겪었고, 몇분이 지나서야 겨우 진정할  있었다.

 

그렇게 어느정도 마음을 추스른 슬비는 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얼굴을 가리던 이불을 치우며 최대한 침착하게 루나에게 말했다.

 

나와 세하는 사귀는 사이가 아니야.”

 

하지만 좋아하죠? 이세하 선배를.”


루나의 되물음에 슬비는 잠시 고민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하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 확실하게 알 수가 없었다. 그녀에게 이세하라는 소년은 동료이자, 존경하는 사람의 아들이였고, 또한 얄미운 존재이기도 했다. 가깝고도 멀기도 한 존재, 그게 바로 슬비가 생각하는 자신과 소년과의 관계였다.

 

“...그건... 모르겠어...


연심이라고 하기엔 불확실하고, 동료애라고 단정짓기에는 너무 확실했다. 그랬기에 소녀는 그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미안해확실하게 말할 수가 없어서... 루나 너는 분명 세하를 좋아할텐데...​ "

 

?”

 

세하를 좋아하는게 아니였니? 분명 저번에 고백도 했잖니?”

 

, 그건...”

 

분명, 루나는 세하에게 고백을 했다. 하지만 그건 그녀가 연심을 가지고 한게 아닌, 긴장으로 비롯된 존경한단 말이 심하게 헛나온  뿐이다. 그러나 그런 사실을 슬비가  방도는 없었고, 루나는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슬비의 태도에 저번의 고백이 실수라고 사실대로 말하려고 하였지만, 하필이면 타이밍이 나쁘게 누군가가 의무실에 들어오며 루나와 슬비의 대화를 끊어버렸다.

 

갑자기 들어온 3자를 향해 시선을 돌린 루나와 슬비는, 3자가 다름아닌 장발의 사서라는 것을 깨닫고는 혹여나 사서가 지금까지의 대화를 엿들었을까 걱정하며 긴장을 바싹 태웠다.

 

하지만 사서는   소녀의 긴장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른손에 들고있던 검은 책을 험하게 공중에 던졌다 잡았다를 반복하며 다소 뜬끔없는 질문을 건냈다.

 

독일 관광 가이드가 필요한 사람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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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가 필요한 프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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