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선빵 필승이다(8) > 글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회원로그인

연애는 선빵 필승이다(8)

페이지 정보

작성자 Hainsm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217.12) 작성일18-11-30 15:18 조회630회 댓글2건

본문

 

볼프강 씨가 소개하신 식당에 나란히 앉아 음식이 서빙되기를 기다리던 우리는 짧으면서도  시간을 기다리다 지친 나머지 서로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래서 있잖아요, 저번에 소마가 빅터 위에 올라타서  함부로 대했지 뭐에요. 물론 그러다가 파이 선생님 한테 혼났지만.”

 

그래? 그러면 빅터가 허리를 다칠지도 모를텐데...”

 

하지만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대화는 루나와 슬비 사이에서만 이루어졌고 나와 볼프강 씨는 그저 시큰둥하게 앉아서 둘의 대화를 듣고있을  이였다. 보통 남자라는 생물은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기에, 대화를 나누고 싶어도 대화의 주제를 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나는 고등학생이고, 볼프강 씨는 20 남성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게임, 볼프강 씨가 좋아하는 것은 아마... 떙떙이 치는거? , 어찌 본다면 나랑 비슷하기는 하지만 적어도 나는 대놓고 땡떙이를 치지는 않는다.

 

나와 볼프강 씨가 처음 만났던 것은 사냥터지기 성의 정원 뒤뜰이였고, 첫만남도 그리 순탄치는 않았다. 서로 오해가 있었고, 상황이 상황이였는지라 우리는 서로 싸우는  밖에   없었기에 말이다.

 

다시 생각해 보면 참말로 아찔한 상황이였다. 어느 쪽이 목숨을 잃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정도로 극한까지 갔던  날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다.

 

그날 내가 볼프강 씨와 목숨을  꺼림칙한 싸움을 벌였을  깨달은 것은, 그저 볼프강 이라는 남자는 염세적이고, 현실적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야  것이 있었다는  뿐이다. 그것도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소중한 것이 말이다. 그게 그의 친구였는지, 제자였는지, 후배였는지, 혹은...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려던  순간, 갑자기 내뱉은 슬비의 말이 나를 다시 단란한 식당속으로 떠밀었다.

 

그래서 말이야, 이세하 재는 완전 게임 중독자라니까. 아니, 무슨 애가 어떻게 하루 종일 게임을   있는지 모르겠어 정말... 예전에 재가 처음으로 요원복을 지급받았을  했던 말이 뭔지 아니? [이거, 주머니가 게임기를 넣고다니기에는  좋네요] 였다니까?  처음에는 그냥 농담하는  알았거든? 근데 나중에 우연히 임무중에 재가 넘어졌을  분명히 봤어. 탄창 주머니에 게임기가 들어있는걸. 정말이지, 지금와서 생각해 봐도 기가막혀저 정말...”

 

야야! 험담할거면 거기까지 ! 그리고 말해두는 건데 내가 그떄 게임기를  블레이드 탄창 주머니에 넣었던 거는  이상 공파탄을 발사하는데 탄약이 필요없어져서 였거든?!”

 

그래. 여러 아수라장을 해쳐나와 우여곡절 끝에 특수요원이  이후로는 위상력을 다루는 능력도 어쩌다보니 능숙하져  이상 탄약의 보조가 필요없어졌을 정도로 성장했다.  말은 즉슨 탄창을 들고다닐 이유가 없다는 것이고 나는  떄문에 그저  탄창 주머니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한  뿐이다 이거지.

 

. 그리고 그렇게 따지고 보면 너도 가끔가다  휴대폰을 비트로 사용하잖아? 심지어 내꺼 까지도.”

 

, 그건 그저 효율적이라서 그러는거라고....”

 

순간 예상치 못한 반격을 들은 슬비는, 이내 말을 더듬으며 그렇게 변명하였지만, 자신도 변명이 못마땅 했는지 말끝을 흐리며 결국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그러자 슬비의  분홍색 머리카락이 테이블에 늘어지며 벛꽃처럼 물들였고, 그러자  옆에 앉아있던 루나는 이내 슬비의 머리카락을 보고는 눈을 반짝이며 이리저리 만지며 여러가지 머리 스타일을 꾸미기 시작했다.

 

트윈테일, 포니테일, 사극 궁녀 스타일, 중국 만두머리 스타일, 어딘가의 여성 기사왕이 할법한 브라이디드  스타일 등등으로 슬비의 머리를 다양하게 만지작 거리던 루나 덕분에 슬비의 다양한 모습을   있었던 나는 내심 마음  깊이 루나에게 감사와 찬사를 보냈고, 그러자 슬비는 그런  마음 속을 궤뚫어 보았는지 이내 나를 째려보았다.

 

나를 째려보는 슬비의 매서운 눈빛을 피하자 슬비는 이내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머리를 만지작 거리던 루나에게 꾸중을 주었다.

 

루나야. 그렇게 함부로 남의 머리카락을 만지는  아니야. 물론, 나는 별로 신경 쓰지 않지만 다른 사람한테  떄에는  물어봐야지.”

 

, 죄송해요. 항상 소마한테 해주는게 습관이 되서...”

 

슬비에게 꾸중을 받자 살짝 주눅이든 루나는 그렇게 사과하였지만, 어쨰서인지 그녀의 손은 여전히 슬비의 머리카락을 끊임없이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그러자 슬비는  다시 꾸중을 하려는 듯이 고개를 번쩍들며 루나를 바라보았지만, 그와 동시에 커다란 굉음이 갑작스럽게 식당에 울려퍼지며 우리 모두의 시선을 끌었다.

 

굉음이 들려온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마스크를  4명의 남성이 총기로 무장한 채로 서있었고, 이내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독일어로 무어라 외쳤다.

 

“( 들고 무릎 꿇어! 움직이는 놈은 벌집이   알아!)”

 

괴한이 그렇게 소리치자,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황하며 곧바로 괴한이 요구하는대로 손을 올리고 무릎을 꿇었고, 일단 우리 또한 똑같이 손을 들고 무릎을 꿇었다.

 

밥먹으려는데   일인가 하며 괴한이 뭐라고 소리쳤는지 알아듣지는 못하는 나였지만, 그래도 저렇게 식당에 들이닥쳐 총기를 겨눈  하는 말이라면 뻔하지. 그런데  하필 여기라냐? 독일에 많고 많은 식당, 아니 가게 중에서  하필 여기인건데? 다른데도 많잖아? 그것보다 강도짓을 할거라면 식당 같은 데가 아니라 은행 같은 스케일이  큰데를 털란 말이야.

 

그렇게 온갖 불평을 속으로 늘어놓아 보던 나는 그냥 뛰쳐나가서 제압해 버릴까, 하고는 생각했다. 위상능력자인 우리는 총에 맞더라도 멀쩡하니까.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못했기에, 일단 슬비, 루나, 그리고 볼프강 에게 눈빛을 교환하며 상황을 지켜보기로 하였고 괴한들이 웨이터를 협박하여 계산대와 금고에서 꺼내온 돈들을 모조리  쓸어담는 것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괴한들은 딱히 사람들을 해치려는 의도는 없어보였고, 목적은 오로직 돈이였는지 커다란 배낭에 돈을 쓸어담자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하였고, 우리 또한 중요한건 다른 사람들의 생명이지, 돈이 아니였기 떄문에 잠자코 지켜보았다.

 

“(~ 여기봐. 괜찮게 생긴 여자가 있는데? 데리고 놀면 재밌겠어.)”

 

그러나 괴한들중 한명이 돈을 가지고 나가기 직전에 슬비를 흘끔 쳐다보더니, 이내 독일어로 웃으며 말하였다. 그리고는 갑자기 돈가방을 내려놓고는 다른 사람들처럼 무릎을 꿇고 바닥에 앉아있던 슬비에게 다가가서 슬비의 턱을 집고는 내려다보았고, 이내 기분나쁜 표정을 짓더니 슬비의 팔을 강제로 붙잡은  끌고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슬비는 잠시 저항하려고 하였지만, 이내 자신이 저항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것을 깨닫고는 그만 두었다. 그러나 나는 도저히 보고있을 수가 없어 몸을 일으키려고 하였지만, 볼프강 씨가  어깨를 억누르며 제지하였다. 나는 그렇게  막는 볼프강 씨의 손을 뿌리치려고 하였지만, 이내 볼프강 씨가 들고있던 검은 책에 [두명이 돈가방을 챙기는 . 기다려] 이라는 문장을 읽고는 가까스로 심호흡으로 진정하며 다시 상황을 지켜보기로 하였다.

 

그렇게 진정하고 다시 상황을 지켜보기 시작하자, 슬비를 붙잡은 괴한의  덩치의 동료가 다가와서는 화가  듯한 말투로, 약간 특이한 억양의 독일어와 함께 말하기 시작했다.

 

“(! 뭐하는 거야! 계획대로 해야지! 괜히 민간인을 건드렸다가는 골치 아파진다고! 게다가 저건 어린애잖아!)”

 

“( 어떄? 경찰이 올떄 까지는 어느정도 여유가 있잖냐. 그떄까지  5분만 즐길게.)”

 

“(미친놈이…!)”

 

그렇게 동료의 화난 말투를 들은 괴한은 슬비를 붙잡은 채로 더러운 미소를 지었고, 그러자 괴한의 동료는 이내 슬비를 붙잡고 있던 괴한의 팔을 잡아 챘다. 그러자 괴한의 손에 들려있던 총기가 바닥에 떨어졌다.

 

총기가 바닥에 떨어지며 둔탁한 금속음을 내자, 마치 그것이 신호라도  듯이 나와 볼프강 씨가 동시에 재빠르게 행동을 시작하였다.

 

 주먹이 슬비를 붙잡고 있던 괴한의 면상을 후려치고, 볼프강 씨의 손에 담긴 사념이 덩치  괴한의 명치에 직격하여 마치 트럭에 치인  마냥 날려버렸고, 동시에 괴한에게서 풀려난 슬비가 재빠르게 염동력으로 돈가방을 나르고있던 나머지 괴한들을 바닥에 쳐박아 제압하였다.

 

그렇게 순식간에 상황이 정리되자, 볼프강 씨는 검은 책을 거뒀고,  또한 주먹을 털털 털며 주변을 돌아보았지만, 그건  최대의 실책이였다.

 

 주먹을 얼굴에 맞고 제압된 듯하던 괴한이 바닥에 쓰러진 척을 하다 재빠르게 총을 줍고는 사방에 갈겨대기 시작한 것이다.

 

귀가 찢어지는 듯한 총성과 함께 수많은 총탄들이 사방에 흩어지며 테이블, 그릇, 꽃병, 유리창 등등을 산산히 깨부숴버렸고, 그로인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있던 다른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테이블 밑에 숨었다.

 

그러자 총을 난사하던 괴한은 이내 잠시 사격을 멈추고는, 나를 향해 총을 겨누었지만, 발포하지 않은  이내 표적을 바꿔  뒤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던 루나에게 겨누었다. 아마 내가 위상능력자인걸 깨달아서 나한테 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판단한 거겠지.

 

하지만 루나 또한 위상능력자다. 폭탄이라면 모를까, 적어도 총탄에 찰과상이라도 입을 가능성은 없다. 그랬기에 나는 굳이 루나를 감쌀 생각을 하지 않았고, 볼프강  또한 그랬다. 그리고 슬비는 아직 염동력으로 나머지 괴한들을 억누르고 있느라 움직일 수가 없었기에,  누구도 루나를 감싸려고 하지 않았다.

 

 한명을 제외하고는.

 

총탄이 루나에게 닿기 , 거대한 덩치를 지닌 괴한이 루나의 앞을 가로막으며 루나에게는 아무런 해를   없는 총탄들을 모두 받아낸 것이다.

 

선혈의 피가 흩뿌려지며 바닥과 루나에게 튀었고, 순식간에 피칠갑이  거대한 덩치를 지닌 괴한이 바닥에 쓰러졌다. 그러자 루나는 창백해진 얼굴로 쓰러진 커다란 덩치를 지닌 괴한에게 다가갔고, 동시에 볼프강 씨가 자신의 동료를 쏴서 당황한 괴한의 머리를 붙잡고는 바닥에 쳐박아 버렸다.

 

“(어쨰서 클로저인데…)”

 

쓰러진 괴한에게 다가간 루나가 떨리는 목소리의 독일어로 묻자, 괴한은 핏덩이를 토해내더니, 이내 허망한 듯이 웃으며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헛짓거리를 해버렸군.)”

 

그렇게 힘겹게 말을 내뱉은 괴한은 말을 마치자 마자 눈을  채로 얼어붙은 듯이 숨을 거뒀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들이 현장에 도착하였다.

 

민간인 사망자는 한명도 존재하지 않는 현장에.

-----------------------------------------------------------------

 

죽음, 하나의 생명이 끝을 맞이하는 순간. 우리가 살아가면서  번씩은  마주치게 되는 순간.

 

 사람의 인생이 끝나게 되는 순간은 너무나도 덧없어서, 너무나도 빨리 사라지고 만다. 클로저일을 하면서, 나는  사실을 너무 빨리 깨닫고 말았다.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치고, 노력하더라도, 모든 사람들을 지킬 수는 없다.

 

강남에서 아스타로트가 쳐들어왔을 , 국제공항이 테러리스트들에게 점령 당했을 , 뉴옥이 불바다가 되었을 ,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었다.  옆에서, 앞에서, 때로는 내가 모르는 곳에서.

 

처음에는 사람들을 지키지 못했던 나를 자책하였지만, 얼마안가 사망자가 나오는 것은 어쩔  없는 것이라는  깨달은 나는 어느샌가 죽음이라는 끝에 꽤나 익숙해져 있었다.

 

그런건  뿐만이 아니라 슬비, 그리고 볼프강 씨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특히 나와 슬비보다 더욱 오랜 시간동안 클로저를, 그것도 때로는 더러운 일들을 맡았던 볼프강 씨라면 더더욱  알것이고.

 

그러나, 루나는 아니다. 나와 슬비, 그리고 볼프강 씨에 비해 경험이 적을 루나는 적어도 죽음을 눈앞에서  적이 한번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뭐든지 처음 마주치는 거에는 충격이  법이다.

 

경찰들이 뒤늦게 도착하여 현상조사를 시작하고 있던 와중, 루나는 바닥에 벽을 기대고 앉아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는 계속해서 울고있었다. 경찰의 사정청취에 협조를 하러 잠시 자리를 비운 볼프강 씨를 대신하여, 슬비가  옆에서 루나를 달래고 있었고, 나는 사건이 끝난 현장을 둘러보며 아무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였다. 괴한의 총구가 루나에게 겨눠진  순간, 루나는 클로저이니까 괜찮다는  안이한 생각이 결국 피를 보고 말았다.

 

시도라도 하였다면 어쩔  없었다며 스스로를 합리화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순간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렇게 그때 움직이지 않았던  자신에게 분노하며 마음을 추수리고 있던  순간, 경찰의 사정청취를 끝내고 돌아온 볼프강 씨가  어깨를 두드리며 잠시 따라오라는 듯이 고개로 턱짓을 하였고, 나는 굳세게 쥐었던 주먹에 힘을 빼며 조용히 볼프강 씨의 뒤를 따랐다.

 

볼프강 씨를 따라 여기저기 파편이  가게의 구석에 위치한 자판기에 다다르자, 볼프강 씨가 주머니에서 동전  개를 꺼내 무심히 자판기에 밀어넣었고, 대충 음료수를 골라 내게 건냈다.

 

대충 건내받은 블랙 커피를 잡은 나는  뚜껑을 억지로 열여 한모금 정도 입에 머금었고, 오늘따라 왠지 모르게 더더욱  커피의 맛을 느끼며 목구멍으로 억지로 밀어 삼켰다. 그리고는, 캔을 잠시 내려놓았다.

 

그러자 볼프강  또한 캔을 내려놓았고, 이내 입을 열었다.

 

제자 1호를 감쌌던  남자, 이름이 이반 세르게이 라더군. 러시아 출신 이민자고, 부모님은 오래전에 타계, 그리고 밑으로 여동생이 한명 있더라고.  여동생을 모두 돌봐주느라 집안 사정이 많이 좋지 않았던 모양이야. 무장강도 짓에 동참  것을 보면.”

 

“…비극이네요.”

 

그러게 말이다.”

 

가족을 위해 강도짓에 동참했다. 이유가 어떻든 강도짓이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동정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법이다. 게다가 이반 세르게이 라는  남자는 최소한의 도덕이라도 지니고 있었기에, 더더욱 동정이   밖에 없었다.

 

그리고 경찰들이 부탁하더군. 이반 세르게이의 가족에게 찾아가서 소식을 전해달라고 말이야.”

 

?”

 

순간 볼프강 씨의 말을 잘못 들은줄만 알고 어이없는 말투로 되물었지만, 볼프강  또한 나와 같은 심정이였는지 한숨을 내쉬며 말하셨다.

 

아마 경찰들도 여동생들에게 ‘오빠가 죽었습니다라고 말하기가 껄끄러운 거겠지. 그래서 이왕 클로저인 우리가 가장 깊게 연관된거 그냥 우리한테 떠넘기려는 거고말이야.”

 

아니, 그래도 그렇지 죽인게 우리인거나 다름 없는데 우리가 전하러 가야된다고요? 미친거 아니에요?”

 

너무나도 무책임하고 불합리한 경찰의 태도에 화가난 나는 그렇게 성을 내며 따졌지만, 되돌아오는 볼프강 씨의 대답에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사회란 그런 법이야. 어느 나라든 사람들은 책임을 떠맡기 싫어하지. 특히 어른이라면 더더욱 말이야. 정작 애들에게 책임감을 가지라고 가르치는 것은 어른인데 말이지.”

 

“…웃기네요.”

 

그래. 웃기지.”

 

그러면, 전하러 갈거에요?”

 

아니. 이미 앨리스에게 전해놨어. 아마 지금 앨리스가 경찰에게 항의하고 있을거야.”

 

내심 진짜로 가야되나 고민하고 있었지만, 볼프강 씨의 말에 한시름을 놓은 나는 어느샌가 비워진 캔을 쓰레기 통에 던져 넣었고, 이내 고개를 돌려 루나와 슬비가 있는 쪽으로 돌아가려고 하였다. 그러자 분홍빛 비슷한 머리카락이 코너 너머로 도망치듯 사라졌고, 나는 이상하게 생각하며 슬비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어라? 루나는?”

 

그렇게 슬비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자, 슬비가 이상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며 루나의 행방을 물었고, 그러자 나는 무슨 소리냐고 묻듯이 대답했다.

 

여기 있지 않았어?”

 

아니, 아까 루나가 볼프강 씨를 보러간다고 그쪽으로 갔는데…”

 

슬비의 대답을 들은  순간, 아까 코너 사이로 사라진 분홍결 머리카락이 불현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는,  머리카락 색이 분홍색이 아닌 코랄색 이였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경악과 함께 아직 자판기의 옆에서 캔커피를 마시고있던 볼프강 씨에게로 뛰쳐가 급하게 물었다.

 

 이반 세르게이의  주소가 어디죠?!”

 

템펠호프 구역의 콜로니 프리든 시위그 스트리트인데? 그런데 ? 아깐 가기 싫다며?”

 

그게 아니라! 아무래도 루나가 우리 이야기를 엿듣고 거기로   같단 말이에요!”

 

? 아니, 개가 거기가 어딘질 어떻게 안다고….”

 

황당하단 듯이 볼프강 씨가 내뱉은 말에, 잠시 진정한 나는 혹시 내가 괜히 잘못 생각한 것인가 고민하며 멈춰섰다.

 

하지만 그렇게 멈춰선  순간, 우리의 옆을 지나가던 경찰 두명이 독일어로 몇마디를 주고받았고, 경찰의 대화를 들은 볼프강 씨는 얼굴을 찡그리며 관자놀이를 누르기 시작하셨다.

 

“(아까  여자애, 클로저였지?)”

 

“(그래. 그래서 일단 물어본대로 주소를 가르쳐주긴 했는데 잘한건지…)”

 

대체 무슨 대화였길래 저리 사색이 되신걸까 생각하며 볼프강 씨에게 무슨  있냐고 물어보려던  순간, 볼프강 씨가 아직  마시지도 않은 캔커피를 아무렇게나 쓰레기 통에 던져넣으며 내게 말했다.

 

따라와. 말썽쟁이 제자 1호를 찾으러 간다.”

 

? 그럼 정말로…”

 

그래.  바보가 정말로 거기로   같아. 정말이지,  끼치는데는 재능이 있군.”

 

그렇게 기가 찬다는 듯이 말하신 볼프강 씨는 이내 서둘러 식당을 나와 루나가  곳으로 달려가기 시작하셨고,  또한 앉아있던 슬비를 억지로 끌고나오듯이 데리고 나와 볼프강 씨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쯤을 따라갔을까, 내가 알던 베를린의 풍경과는 다른, 많이 허름한, 혹은 폐허라고   있는 건물들이 널려있는 들어서 있던 지역에 다다르자 볼프강 씨가 예상했다는 듯이 중얼거리셨다.

 

템펠호프라고 했을 떄부터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이렇게나 허름한 지역에 살고있다니, 대체 얼마나 집안사정이 곤란한건지…”

 

템펠호프가 허름한 이유가 따로 있나요?”

 

볼프강 씨가 내뱉으신 혼잣말을 들은 슬비는, 볼프강 씨의 뒤를 나와 같이 나란히 따라가면서 호기심에 질문을 건냈다. 그러자 볼프강 씨는 이리저리 길을 안내하시며 간단하게 설명해 주셨다.

 

차원전쟁 이후로 이곳은 복구작업이 거의 진행되지 않고있어. 그렇게 중요한 지역도 아니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고는 빈민층이거든.”

 

“…신서울의 구로역 같은 곳인가요.”

 

그렇지. 그래도 구로역은 적어도 건물다운 건물은 꽤나 남아있잖아. 하지만 여기는 그런 건물조차도 남아있지 않아. 아무리 좋게 말해도 애들이 살만한 곳은 아니야.”

 

“…”

 

차원전쟁 , 가장  피해를 입은 지역은 유럽이였다. 북미 지역은 워낙 땅이 넓어서 인구밀도가 크지 않았던 탓에 대규모 침공이 없었고, 한국 같은 아시아 지역의 나라들은 지리상  요점이 없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피해가 적었었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이지만.

 

하지만 유럽은 땅의 크기에 비해 매우 밀집된 인구밀도와, 차원전쟁에서 최초로 차원종이 대규모로 침공해왔던 지역이였기 때문에,  피해는 막대했다. 게다가 원래 부유하던 지역이였기에 전쟁 이후로 복구작업에 엄청난 양의 예산이 들어갔을테고 말이지.

 

그런데 독일은 한국보다 복지가 좋지 않나요? 난민들에게 보호소 정도는 만들 여력이 있을텐데…”

 

보호소는 있지. 하지만 언제나 도태되는 사람들은 있는 법이야. 물자는 한정되어있고, 사람은 끊임없이 몰려오니까.”

 

심란하단 표정으로 그리 대답한 볼프강 씨는 이내 주소에 도착하였는지 반쯤 허물어진채 지붕의 뼈대가 틈틈이 사이사이로 보이는 집에서 발걸음을 멈춰섰다. 그리고는, 주변을 둘러보며 루나의 모습을 찾으시더니 이내 루나가 보이지 않자 하는  없이 작동이나 할지 의심이 가는 초인종을 누르려고 하셨다.

 

하지만  순간, 갑자기 집안에서 독일어인 듯한 언어가 크게 외쳐졌고, 이내 문이 거칠게 열리며 루나가 쫒겨나듯이 떠밀려 나왔다.

 

그렇게 떠밀려 나온 루나의 앞에는, 은발의 머리를 지닌,  루나의 또래정도로 보이는 소녀가 서있었다. 은발의 소녀의 창백한 뺨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루나를 원망하는 듯이 노려보더니, 이내 독일어 몇마디를 내뱉고는 문을 거칠게 닫으며 다시 집안으로 들어가버렸다.

 

말썽쟁이 제자 1, 여기서 뭐하는거야.”

 

“…볼프강 선생님…”

 

소녀가 집안으로 들어가버리자 볼프강 씨는 이내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루나에게 한숨을 내쉬며 그리 물으셨고, 그러자 루나는 그저 바닥을 바라본  조용히 대답하였다.

 

“…말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런 루나의 힘없는 대답을 듣자, 볼프강 씨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으시며 바닥에 주저앉은 루나를 일으키셨고, 그러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루나에게 말하셨다.

 

루나. 때로는 모르는 법이 좋을 때도 있는 법이야.”

 

“…”

 

“…, 이렇게 말해도 아마 알아듣기는 힘들겠지. 이해한다고 이해할  있는게 아니니까.”

 

루나의 침묵에 한숨을 내쉰 볼프강 씨는 자신이   있다는 것은 없다는 듯이 그렇게 말하였고, 이내 갑작스럽게 울린 핸드폰 소리에 반응하여 폰을 꺼내고 전화를 받으시더니, 이내 통화가 끝나자 피곤하시다는 듯이 폰을 조용히 주머니에 집어넣으시며 말하셨다.

 

경찰이  부르네. 사정청취 할게 아직 남아있다고 말이야. 그래서  이만 가야되니까, 너희들은 사냥터지기 성으로 돌아가던지, 아니면 돌아다닐 건지 마음대로 .”

 

그렇게 말하신 볼프강 씨는 이내 등을 돌리시고는 발걸음을 옮기셨다. 그러자 얼마가지 않아 볼프강 씨의 뒷모습은 허름한 거리 사이로 사라졌고, 볼프강 씨가 사라지자 나는 아직도 고개를 들지 못하는 루나를 보고는 루나의 어깨를 토닥였다.

 

일단 어디가서 앉기라도 하자.”

-------------------------------------------------------------

 

사방에 널려있는 집들의 파편들, 그리고 길거리에 종종 보이는 허름한 옷차림의 사람들. 그리고 그런 사람들 중에는 쓰레기 통이나 다름 없는 물건 더미들을 뒤지며 무언가를 찾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름다운 도시 베를린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풍경에, 나는 그저 착찹한 기분으로 애써 다른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밖에 없었고,  뿐만이 아닌 슬비 또한 비슷한 심정이였는지 슬픈 표정으로 주변을 바라보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사람들에게 다가가 도와주려는 것처럼 보이던 슬비지만, 애초에 말도 통하지 않고 우리가 도움을 줄만한 것도 없었기에, 슬비는 결국 낙담한채  누구도 도울 수가 없었다.

 

  있는 거라고는 그저 지켜보는  .

 

그런 착찹한 마음과 함께 거리를 걸어나가자, 그나마 깨끗해이는 공원이 있었고, 우리는 그곳에 놓여져 있던 벤치에 잠시 앉기로   발걸음을 멈췄다. 하지만 벤치는  2 정도만 앉을 공간밖에 없었고, 그래서 나는 하는  없이 슬비와 루나에게 자리를 양보한  근처에 있던 나무에 등을 기댄채 서있기로 하였다.

 

그렇게 앉은지 얼마가지 않아 루나는 조용히 슬비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채 잠들었고, 슬비는 그런 루나에게 조용히 자신의 것옷을 덮어주며 말했다.

 

많이 힘들겠지. 눈앞에서 사람이 죽었으니까…”

 

“…그렇겠지. 우리도 처음에는 그랬잖아.”

 

슬비의 말에 나지막히 긍정하자, 슬비는  말을 듣고는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는지 잠시 어두운 표정을 지었고, 이내 누구도 모르게 주먹을 조금씩 쥐며 하늘을 올라다 보았다. 그리고는, 무거운 한마디를 내뱉었다.

 

“…나는 6 때였어. 처음으로 눈앞에서 사람이 죽는  본게.”

 

“…”

 

어째서일까, 절대로 잊을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최근에서는 서서히 조금씩 기억이 희미해져 가더라. 매일 마다 잊어선 안된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는데도 말이지.”

 

“…그러면 극복했다는  아닐까.”

 

슬비의 말을 듣고는 그녀가 어렸을  겪었다고 들은 일들을 떠올리며, 내가 조심스레 그렇게 말하자 슬비는 쓴웃음을 짓더니 이내 단호히 말하였다.

 

아니. 이건 극복한게 아니야. 무뎌진거지. 시간이 지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말이야. 절대로 잊어버려선 안되는데 말이지.”

 

이슬비, 그건 조금 지나친 생각 아니야?  부모님의 죽음은  탓이…”

 

거기까지 말을 내뱉자, 그제서야 나는 내가 해선 안될 말을 꺼냈다는 것을 깨닫고 속으로 자신을 욕하며 조심스럽게 슬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슬비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마치 얼어붙은  같은 표정으로 짤막하게 말했다.

 

아니야.”

 

“…”

 

그렇게 슬비의 무엇보다도 차가운 대답에 그만 할말을 잃고  나는 그저 슬비의 얼굴을 빠져들 듯이 바라보는  외에는 아무것도  수가 없었고, 슬비는 그런 나를 몇초동안 차가운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이내 언제그랬냐는 듯이 거짓 미소를 지으며 태연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런거야. 그러니까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잊어버리면  .”

 

“…”

 

슬비의 푸른 눈동자에, 어딘가 그림자가 깃든 듯한 느낌을 받으며 나는 그저 슬비의 말에 침묵으로 대답하였다. 그러자 슬비는 쓴웃음을 지으며  이상 말을 이어갈 생각이 없는 듯이 그저 자고있는 루나를 바라보기 시작하였고, 나는 그런 슬비를 뒤로한채 잠시 자리를 비우며 생각했다.

 

악몽을 잊어버리는 것은 과연 죄악인가, 라고.

------------------------------------------------------------------ 

 

 

-아니, 왜 항상 단편을 쓰려고 하면 어느샌가 78페이지 짜리 장편이 되는지 모르겠네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목록

Total 558건 1 페이지
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558 터지는웃긴자료웃기당<_' 새글 eqafjx4171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8 9 0
557 CODE-CD1:볼프강 1편 댓글1 인기글 psiv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5 128 1
556 답변글 유턴 중 느려터진 이름으로 검색 12-17 36 0
555 답변글 연필 조각의 끝판왕 새글 이왕이면웃어보는 이름으로 검색 12-18 22 0
열람중 연애는 선빵 필승이다(8) 댓글2 인기글 Hainsm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0 631 6
553 답변글 Re: 연애는 선빵 필승이다(8) 헤르츠 이름으로 검색 12-14 69 0
552 연애는 선빵 필승이다(7) 댓글2 인기글 Hainsm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5 907 7
551 연애는 선빵 필승이다(6) 댓글2 인기글 Hainsm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6 866 4
550 연애는 선빵 필승이다(5) 댓글4 인기글 Hainsm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2 1636 7
549 연애는 선빵 필승이다(4) 댓글2 인기글 Hainsm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19 1412 6
548 연애는 선빵 필승이다(3) 댓글6 인기글 Hainsm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4 2261 6
547 연애는 선빵 필승이다(2) 댓글1 인기글 Hainsm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25 1381 6
546 연애는 선빵 필승이다(1) 댓글2 인기글 Hainsm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22 1981 4
545 연애는 선빵 필승이다-Prologue 댓글2 인기글 Hainsm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21 1884 8
544 세하가 티어메트에게 따먹히는 문학 댓글4 인기글 ㅇㅇㅇㅇ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23 2907 6
543 이세하와 파이가 섹스하는 소설 인기글관련링크 ㅇㅇㅇㅇ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22 3300 11
542 End Line-마지막 선-End 댓글3 인기글 Hainsm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3 2846 10
541 End Line-마지막 선(4) 댓글4 인기글 Hainsm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23 4063 10
540 End Line-마지막 선(3) 댓글2 인기글 Hainsm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13 2878 8
539 End Line-마지막 선(2) 인기글 Hainsm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06 1898 10
게시물 검색

접속자집계

오늘
511
어제
630
최대
1,307
전체
607,662
사이트 소개 클로저스 공식 홈페이지 클로저스 갤러리 상단으로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